"유엔, 美주도 평화 미지원" 비판한 트럼프, 사무총장에게 "100% 지지"
기조연설에서 "7개 전쟁 끝냈는데 전화 한 통 없더라" 비난
사무총장, 총회 앞서 "유엔은 당근·채찍 없지만…미국은 있다"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 노력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유엔을 비판한 뒤에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유엔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후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만나 "미국은 유엔을 100% 지지한다"며 "유엔을 통한 평화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이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7개의 전쟁을 끝냈고 각국 지도자들과도 협상했지만 유엔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내밀겠다는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다"며 "유엔은 우리 곁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지만, 그 잠재력에 전혀 미치지조차 못하고 있다"며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아주 강경한 어조의 서한을 쓰고는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공허한 말로는 전쟁을 해결할 수 없다. 전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뿐"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기구들의 효용과 비용 측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으며 미국의 이익에도 들어맞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1기 집권 당시에는 유네스코(UNESCO)를 탈퇴했고, 백악관 복귀 직후인 지난 2월에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에서 탈퇴하라고 명령했다. 파리기후협정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계획도 발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엔은 평화 중재에 매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당근도 채찍도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은 당근도, 채찍도 있다"며 "어떤 상황에서는 그 둘을 결합할 수 있다면 평화를 위한 과정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가지고 있어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중 갑자기 멈췄다거나, 총회 연설 때 프롬프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한 유엔 관계자는 "백악관이 자체 프롬프터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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