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자폐증 급증은 타이레놀 탓…임신부 아파도 참아라"(종합)
"타이레놀 복용 않는 기독교 종파 아미시, 쿠바 등은 자폐증 거의 없어"
"백신 접종 지침도 변경해야"…제조사 "근거 없는 주장, 임신부만 위험"
- 류정민 특파원, 이창규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아동 자폐증 발병의 주된 원인이 진통제 중 하나인 '타이레놀' 복용일 수 있다며 사용 제한 및 관련 후속 조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2만 명 중 1명의 아이가 자폐증을 보였다는데, 지금은 일부 지역에서는 31명 중 1명"이라면서 "2000년 이후 자폐증 발병률이 400% 이상 급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급증하는 현상은 인위적인 요인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아세트아미노펜, 일반적으로 타이레놀로 알려진 이 약을 임신부나 아이들이 복용했을 때 자폐증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의 기독교 종파 중 하나인 아미시와 쿠바 등은 타이레놀 복용을 거의 하지 않으며 자폐증이 거의 없다는 주장도 했다.
트럼프는 "따라서 즉시 식품의약국(FDA)이 의사들에게 관련 처방 지침을 통보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국립보건원(NIH)은 자폐증 관련 연구 13건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만약 열이 너무 심해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한 알을 먹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임신했을 때 타이레놀은 절대 복용하지 말라"면서 "안타깝게도 타이레놀의 대안도 없다. 아시다시피 아스피린이나 애드빌도 확실히 해롭다는 게 입증됐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백신 접종 지침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은 따로 접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접종했던 수두 백신은 이미 분리해서 접종하고 있다"면서 "성적 접촉으로 전염되는 B형 간염의 백신도 갓난 아기에게 접종할 이유가 없다. 12살이 돼 신체적으로 완전히 발달한 후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FDA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위험에 관한 의사 안내문을 발간하고 안전성 라벨 변경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이 임신 중 발열과 통증에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방할 때 필요한 최소 기간 가장 낮은 유효 용량을 처방하도록 권장하고자 한다"라고 부연했다.
이날 발표엔 케네디 장관 외에도 마티 마카리 FDA 국장, 제이 바타차리아 NIH 원장, 메흐메트 오즈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국(CMS) 국장이 참석했다.
이번 발표는 타이레놀 복용의 자폐증 연관성에 대한 미 행정부 차원의 첫 경고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타이레놀과 자폐 연관성은 과학적 근거가 확립되지 않았고, 백신 지침 변경 제안은 현행 공중보건 정책과 배치돼 논란이 불가피하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영국의 의약품규제청(MHRA)의 경우 임신 중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 사이 인과 증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레놀은 2023년 존슨앤드존슨에서 분사한 켄뷰(Kenvue)가 제조하며, 미국에서는 코스트코와 같은 식품할인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켄뷰는 성명을 통해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음이 분명히 입증되었다고 믿는다"면서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강력히 반박하며, 이는 임신부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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