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美 H-1B 비자 수수료 인상에 '인도주의적 우려' 표명
수수료 100배 인상, H-1B비자 최다 신청국인 인도에 타격
무역단체 "기업·전문가·학생에게 불확실성…사업 연속성 타격"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인도 정부가 미국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BBC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일 인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수수료가 "가족들에게 혼란을 발생"시키는 식의 인도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혼란이 미국 당국에 의해 적절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많은 H-1B 비자 소지자들은 배우자와 자녀를 미국으로 데려와 부양가족 비자로 오랜 기간 함께 거주하는데 이런 급격한 인상이 개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다.
인도 정부는 숙련된 인력 교류가 양국에 기술 개발, 혁신, 경제 성장, 경쟁력 등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고 밝히며, "(인도) 정책 입안자들은 양국 간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포함한 상호 이익을 고려하여 최근 조치를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성명은 인도 정부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19일 미국은 전문직 취업 비자인 H-1B의 수수료를 기존의 100배인 10만달러로 크게 올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외국인 인력의 고용하거나 유지하려면 12개월 단위로 10만 달러를 비자를 유지하는 대가로 내야 한다고 말했던 미 정부는 다음날인 20일 이를 정정했다. 2026년 신청자의 경우에 부과되는 일회성 수수료이며 이미 비자를 소지한 이들의 미국 출입은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도 외무부 성명은 미국의 정정 발표 전에 나온 것이지만 신규 신청자에만 해당하는 일회성 수수료라 해도 인도의 부담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출신 근로자들은 H-1B 비자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숙련 노동자 비자를 발급받고 있다. 발급된 비자의 7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인도 최대 무역 기구인 나스콤은 이처럼 짧은 기간 내에 H-1B 프로그램에 큰 변화를 준 것은 "전 세계 기업, 전문가, 학생들에게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의 사업 연속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24년에 승인된 H-1B 비자는 약 40만 건이며, 그중 약 26만 건은 갱신 비자였다. 미국 시민권 및 이민국(USCIS)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 아마존이 1만44건의 H-1B 비자 승인을 받아 이 비자 최대 승인 기업으로 기록됐다. 2위는 인도 기술 기업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로 5505건을 승인받았다.
미국은 과학 기술 분야 노동력 부족이 예견되면서 1990년 이 비자를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에 서명하면서 이 프로그램이 "과학자, 엔지니어, 교육자 등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이민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라 학사 학위 또는 이와 동등한 학위 소지자에게 매년 6만 5000건의 H-1B 비자를 발급하고,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에게는 2만 건을 추가로 발급한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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