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합참의장 '베네수엘라 코앞' 푸에르토리코 깜짝방문

'마약과의 전쟁' 선포한 트럼프 행정부, 병력 배치하며 긴장↑

<사진=제니퍼 곤살레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 @Jenniffer>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푸에르토리코를 깜짝 방문했다. 미국이 남 카리브해에 군함과 전투기를 배치하고 마약선을 공격하는 등 베네수엘라와의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한 이후로는 첫 방문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제니퍼 곤살레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X(구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서 헤그세스 장관과 케인 합참의장을 영접하는 사진을 올렸다.

공화당 출신인 곤살레스 주지사는 헤그세스 장관을 '전쟁부 장관'으로 지칭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마약 카르텔과의 싸움에서 푸에르토리코가 지닌 전략적 가치를 인정해 준 데 감사하다"며 "이 싸움은 '마약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가 벌이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국경을 보호하고 불법 활동과 싸워 미국 국민과 조국을 지키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을 지지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도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과 케인 합참의장은 푸에르토리코 남부 지역에서 미 해병대 제22원정대가 상륙 훈련과 비행 작전을 수행하는 가운데 푸에르토리코를 방문 중이다.

최근 몇 주간 미 해군은 남 카리브해에 군함 수 척을 배치해 왔으며, 곧 푸에르토리코의 공군 기지에 F-35 전투기 10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 명령으로 선박을 공격해 11명을 사살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선박이 불법 마약을 운송 중이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가 이 같은 조치를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양국 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전날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기 마약이 없는데 어떻게 마약 카르텔이 있을 수 있는가"라며 "미국은 GPS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2023년 '세계 코카인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에서 수출되는 코카인의 74%가 태평양을 통해 밀수되고 있으며, 태평양이 카리브해보다 더 큰 밀수 경로라는 것이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선박 공격에 대한 법적 근거, 선박 탑승자와 운송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간사 애덤 스미스(민주·워싱턴) 의원은 "그 배에 무엇이 있었든, 어떤 이유로도 미국에 대해 군사적 의미에서 '임박한 위협'을 제기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4일 해당 사안과 관련해 비공개 브리핑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돌연 9일로 연기됐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베네수엘라 전투기가 미 해군 군함 인근에서 비행한 것을 두고 "매우 도발적"이라고 비난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