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카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軍투입 재차 시사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이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도 주 방위군 투입할 가능성을 재차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난 주말 시카고에서 최소 54명이 총격을 받았으며 8명이 사망했다"면서 "앞선 두 주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시카고는 단연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민주당 소속 일리노이주 주지사인 JB 프리츠커를 향해 "도움이 절실하지만, 아직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가 워싱턴DC에서 그랬던 것처럼 범죄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 시카고는 곧 다시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올린 별도 트루스소셜 게시물에 "시카고는 세계 살인 수도"라는 글을 올렸다.

워싱턴DC와 마찬가지로 시카고 역시 브랜든 존슨 현 시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DC에 치안 유지를 명분으로 주 방위군 투입을 명령하면서, 시카고를 비롯해 볼티모어,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등 민주당 소속이 시장인 도시들을 싸잡아 치안이 부실하다고 지적하면서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었다.

다만 미 수도로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특별 자치구인 워싱턴DC와 달리 일리노이주의 주도인 시카고(시장·주지사)는 연방 병력을 투입하려면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 같은 예외적인 상황을 고려한 법을 근거로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해서 이를 감행할 경우 적지 않은 법적·정치적 후폭풍이 따른다.

실제 이날 미 연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6월 LA의 대규모 이민 단속에 맞선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투입한 것은 위법이라는 1심 판결을 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의 찰스 브라이어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 방위군 배치가 '민병대법'(Posse Comitatus Act)'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 법은 연방군을 국내 치안·법 집행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안한다.

다만 재판부는 판결의 효력을 오는 12일까지 유예했다.

뉴욕, LA에 이어 미국의 3대 도시인 시카고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거쳐 연방 상원의원으로 정치 기반을 쌓았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