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6개월만에 노동시장서 이민자 120만명 증발…현장 마비

농장·건설현장 '올스톱'…"다 익은 수박 썩혀서 버린다"
현장선 "이민 단속이 노동 공급 교란하지 말아야" 쓴소리

6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 카운티의 한 농장에서 과테말라 출신 노동자들이 밭에서 작업하고 있다. 2025.06.19.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뒤 6개월간 노동시장에서 이민자 120만 명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가 인구조사국 예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부터 7월 말까지 이민자 노동자 120만 명이 감소했다. 불법체류자뿐만 아니라 합법적 거주자들도 포함한 수치다.

2023년 미국 내 불법체류자는 140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이민자 인구 전반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노동시장의 이민자 감소도 확인되고 있다.

스테퍼니 크레이머 퓨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번 감소가 추방을 피하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기 위한 자발적 출국인지, 강제 추방인지, 과소 보고나 다른 기술적 문제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감소세가 사실이 아니라고 볼 정도로 예비 수치가 어긋났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특히 농업·어업·임업 종사자의 경우 45%에 이른다. 건설 분야는 30%, 서비스 분야는 24%가 이민자다.

크레이머 선임연구원은 "이민자가 재가 요양보호사의 약 43%를 차지한다"며 보건의료 분야에 잠재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경고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학자 피아 오레니우스는 "이민자들은 통상 미국의 일자리 증가분 증 최소 50%에 기여하지만 국경을 통한 유입은 사실상 멈췄다"며 "지난 4년간 우리는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그곳(국경)을 통해 받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1월 20일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 서명을 시작으로 강경한 이민 정책을 펴 왔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명령하고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전국에 투입해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추방했다.

이에 따라 이민자를 현장에 투입하던 농장과 건설 현장, 각종 사업체가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엘리자베스 로드리게스 전국농장노동자선교회 농장노동자 옹호 담당 국장은 "수박과 캔털루프 멜론이 한창이던 5월 단속이 수확을 지연시켜 많은 농작물이 폐기됐다"며 "ICE는 특히 건설 현장을 표적으로 삼고 정비·수리업체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이 멈춰서면서 일자리도 줄고 있다. 미국 일반계약업자협회가 정부 고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샌버너디노·온타리오 지역에서 건설 일자리 7200개, 로스앤젤레스·롱비치·글렌데일 지역에서 6200개가 줄었다.

켄 사이먼슨 일반계약업자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급업체들은 자격을 갖춘 노동자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할 것이고, 더 강력한 이민 단속이 노동 공급을 교란하지 않는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고 짚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