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닮아서" 트럼프 해외 특사들, 부적절 언행으로 사고 연발
덴마크·프랑스·레바논서 잇단 구설…백악관은 감싸기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외 특사들이 우호국들을 자극하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잇따라 구설에 올랐다.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이번 주에만 미국 특사 3명이 외교적 논란을 일으켰지만 백악관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다른 국가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덴마크 외무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연줄이 있는 인물 3명 이상이 그린란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비밀 임무를 수행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마크 스트로 덴마크 주재 미 대사대리를 초치했다.
최근 뜸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정학적 요충지인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자고 노골적으로 주장해 왔다.
프랑스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사돈인 찰스 쿠슈너 대사가 사고를 쳤다. 쿠슈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프랑스가 반유대주의 퇴치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대계인 쿠슈너는 프랑스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정책을 편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외무부가 이에 발끈해 그를 초치했지만 쿠슈너는 응하지 않고 부하 직원을 대신 보냈다.
톰 배럭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 겸 시리아 특사는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 무장 해제 논의를 위해 레바논을 찾았다가 기자들에게 막말을 했다.
그는 회견장이 소란스러워지자 기자들을 향해 "교양 있게, 친절하게, 너그럽게 행동하라"며 "짐승들처럼 난리 치기 시작하는 순간 (회견은) 끝"이라고 다그쳤다.
레바논 언론이 배럭 대사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레바논 대통령궁이 나서 '손님'으로부터 유감스러운 발언이 있었다고 달랬다.
AP통신은 "불필요한 적대감을 조성하지 않는 것이 외교의 기본 원칙"이라며 외교 경험 없는 대선 캠프 후원자나 대통령의 측근에게 주요 직책을 맡기는 관행 때문에 논란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잇단 외교적 소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적 위상과 특사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에도 문제 없다고 반응했다.
이런 대응은 외교 정책과 기자들을 겨냥해 직설적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일맥상통한다고 AP통신은 꼬집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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