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항서 석연찮게 체포된 한국인 도와달라…李대통령에 서신
40대 이민 영주권자 14년 전 경범죄 혐의로 한 달 넘게 구금
한인단체, 李대통령에게 모친 편지 전달…대사관에 협조 지시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배타적 이민 정책으로 한국 교포들이 구금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인 단체가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구명 도움을 요청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체포 및 구금, 추방 위기에 놓여 있는 한인 이민자와 입양인 구명에 도움을 달라고 당부했다고 26일 밝혔다.
미교협은 이 대통령에게 한 달여 이상 구금돼 있는 한인 영주권자인 김태흥 씨(41세)의 모친 편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편지를 읽고 대사관 측에 협조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 후 워싱턴DC 총영사가 미교협을 통해 가족 측과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인혜 미교협 나눔터 사무총장은 "대통령께서 편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지시를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면서 "함께 있던 앤디 김 뉴저지주 연방상원의원도 돕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올해 형제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한국에 2주간 방문한 뒤 미국으로 돌아오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세관단속국에 체포됐다.
김 씨 모친 이예훈 씨는 편지에서 "14년 전 경범으로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던 것 때문인 것 같다"라면서 "자식의 오래전 실수는 인정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혹한 대우를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재판을 받아야 하더라도 일단 풀어주고 진행해도 될 일"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김 씨의 경범(misdemanor) 혐의는 30g 이하 대마초 소지로 알려졌다.
김 씨는 공항 감금시설에 열흘간 구금된 데 이어, 애리조나를 거쳐 텍사스주 수용소로 이감되는 등 한 달 넘게 갇혀 있다.
김 씨는 텍사스 A & M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에 있으며, 라임병(진드기에 의한 세균성 감염병) 백신 개발 연구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강경한 이민 정책 집행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부당하게 체포 또는 추방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성공회 사제인 모친을 따라 미국에 와서 대학에 재학 중인 고연수 씨가 비자 문제로 뉴욕의 이민 법정에 출석했다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기습적으로 체포된 뒤 4일 만에 석방됐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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