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 "레바논, 이달 말까지 헤즈볼라 무장 계획 제시"

"걾프 국가들과 함께 헤즈볼라 무장해제 후 경제적 지원 제공"
헤즈볼라, 무장 해제에 반발 "이스라엘 휴전 합의 이행 선행되어야"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중 돌무더기로 변한 건물이 보인다. <자료사진> 2024.11.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톰 배럭 미국의 시리아 특사가 26일(현지시간) 레바논이 이달 말까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배럭 특사는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회담 후 이같이 말했다.

배럭 특사는 "레바논 정부와 군은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헤즈볼라가 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레바논의 제안은 군사적 강압이 아닌 헤즈볼라가 무기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노력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도 미국 대표단과 회담 후 레바논은 모든 무기를 국가가 통제하는 돌이킬 수 없는 문을 열었다며 레바논 군은 다음 주까지 종합적인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배럭 미국 시리아 특사가 레바논 정부에 연말까지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포함한 제안을 전달했고, 아운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이를 승인했다.

배럭 특사는 무장 해제 후 헤즈볼라에 대한 경제적 지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재 헤즈볼라는 이란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배럭 특사는 "우리가 일부 레바논 공동체(헤즈볼라)에 생계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면 단순히 무기를 빼앗고 행운을 빌며 올리브나무나 심으라고 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헤즈볼라에게 이란 자금에 대신 생계 시스템을 마련해주기 위해 걸프 국가들, 미국, 그리고 레바논 당국이 지원하는 경제 포럼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는 이란의 자금 지원과 관계없이 지속 가능한 생계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 25일 헤즈볼라가 무장을 해제한다면 레바논 내 주둔 중인 병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헤즈볼라는 무장 해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이날 방송된 연설을 통해 레바논 정부의 무장 해제 결정을 비판하며 "(이스라엘이) 11월 27일 휴전 협정을 완전히 이행하기 전까지는 국가 방위 전략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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