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공범 "트럼프, 부적절한 행동 본 적 없다…고객 명단도 몰라"
"클린턴 전 대통령, 엡스타인 소유 섬 방문하지 않아"
트럼프 변호사 출신 美차관과 이틀간 인터뷰…이례적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 착취를 도운 혐의로 복역 중인 길레인 맥스웰이 "고객 명단"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걸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22일(현지시간) 지난달 24~25일 맥스웰이 토드 브랜치 법무차관과 진행한 이틀간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맥스웰은 "대통령이 어떤 부적절한 상황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부적절한 행동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 생각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저에게 매우 정중하고 친절했다"며 "지금 대통령이 된 그의 놀라운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엡스타인의 성적 학대를 목격한 적이 없으며 다른 유명 인사도 연루되지 않았다고 맥스웰은 주장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해 엡스타인 개인 비행기로 아프리카를 여행한 적은 있으나, 엡스타인이 소유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섬을 방문하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엡스타인)는 많은 일을 자기 스스로 처리했고 공유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며 "적어도 나와는 그랬다"고 설명했다.
브랜치 차관이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있었냐'고 묻자 맥스웰은 "내가 아는 한 그런 명단은 없다"고 답변했다.
맥스웰은 자백으로는 기소되지 않으며, 거짓말할 경우엔 기소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
맥스웰은 영국 사교계 인사로 엡스타인의 오랜 연인이었다.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미성년자를 상습적으로 성매매하고 유명 인사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2019년 정식 재판 전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맥스웰은 2021년 엡스타인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법무부가 맥스웰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한 건 엡스타인 관련 수사 파일 공개를 거부한 법무부의 결정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고위 법무부 관리가 형사 피고인을 직접 인터뷰 하는 경우는 드물다. 브랜치 차관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냈다. 이에 일각에선 사면설이 제기된 바 있다.
엡스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트럼프 대통령·클린턴 전 대통령 등 주요 인사와의 친분으로 음모론이 퍼졌다. 엡스타인과 맥스웰 외엔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은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엡스타인을 사적으로 알고 지냈다. 맥스웰의 재판 과정에서 엡스타인의 전용기 조종사로 오래 근무했던 로렌스 비소스키가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개인 비행기에 여러 번 탑승했다고 증언하며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기 탑승을 부인하고 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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