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초상화 재배치로 오바마 모욕…"구석으로 치워라"

부시 전 대통령 부자 초상화도 구석행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입구에 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치우라고 지시했다.

10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대통령 사저 입구 근처의 계단 중간에 재배치됐다.

이곳은 대통령 가족이나 미 비밀경호국 요원, 일부 백악관 및 관저 직원들만 접근할 수 있는 제한 구역으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원래 있던 자리는 백악관 공식 행사가 열리거나 투어를 위한 방문객들이 찾았을 때 쉽게 보이는 곳이었다.

CNN은 전임자의 초상화를 백악관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두는 것은 백악관의 관행이라며 이번 초상화 재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을 향해 보낸 또 하나의 신경전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 인사들이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반역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이 주장을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오바마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관련 정보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배심 수사를 시작하라고 검사들에게 지시한 상황이다.

한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그의 부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도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졌다. 이들 역시 오래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에 사망한 아버지 부시는 한 전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허풍쟁이"라고 불렀고,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에게 투표했다. 아들 부시도 트럼프 대통령을 "실패하고 영감을 주지 못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바로 직전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