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 그림 안 그려" 트럼프, 엡스타인과 관계 재차 부정

"자선 행사 요청 있을 때만 간단히 그렸을 뿐"
"엡스타인 개인 섬 가본 없어, 초청 거절"

지난 2024년 1월 10일 미국 민주당 소속의 제러드 모스코위츠 하원의원이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억만장자 성범죄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이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있다. 2024.01.1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나는 여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 착취 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재차 부정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하며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자선 행사 등에서 요청이 있을 때나 선 네 개와 작은 지붕 정도의 간단한 그림을 그린 적은 있지만 여자 그림은 안 그린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이 엡스타인에게 음란 편지를 보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한 두 번째 반박이다. 지금까지 했던 발언 중에 가장 구체적인 해명이기도 하다.

WSJ은 트럼프가 엡스타인의 50세 생일 선물로 보낸 앨범에 여성의 나체를 묘사한 그림과 허리 아래쪽에 '도널드'라는 서명이 있었다고 보도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리브해에 있는 엡스타인의 개인 소유 섬을 방문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엡스타인의) 섬에 가는 특권을 누린 적이 없다"며 "초청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의 개인 섬은 미성년자 성매매와 학대가 자행된 장소로 지목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피소 전에 그와 관계를 끊었다면서 "그는 부적절한 짓을 했다. 내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훔쳐 갔다.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또 그랬다. 그래서 나는 그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을 의미하는 외교용어)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자 백악관은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대응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지난 7일 엡스타인의 사인이 자살로 확인됐으며 소위 '고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건을 발표했다. 이는 엡스타인 관련 음모론을 잠재우려는 시도였지만 오히려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로부터 거센 역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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