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엡스타인 질문에 오바마 뜬금 비난…"반역 딱 걸렸다"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개입 의혹 조작 주장
오바마측 "터무니 없는 주의분산 시도"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고(故)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장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당시 당선인 신분)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1.09.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2016년 대선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공세를 한 층 더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받자 돌연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 의혹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오바마)는 유죄고 반역을 저질렀다. 그는 딱 걸렸다"며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 했고 혼란스럽게 만들려 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구체적인 근거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털시 개버드 DNI 국장은 지난 18일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 정보기관이 러시아가 개입한 것처럼 정보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와 관련된 기밀문서를 공개하며 이러한 행위를 "반역 음모"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 측 대변인은 개버드의 발표에 "러시아가 2016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투표를 조작하는 데 성공하지 않았다는 널리 받아들여진 결론을 약화시키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괴상한 주장은 터무니없고 주의 분산 시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짐 히메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물어봐라. 그는 2016년 대선에서 정보기관의 행동에 정치적 편향성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초당적 상원 조사를 이끌었다"고 일갈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한 상원 정보위원회는 지난 2020년 러시아가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를 돕기 위해 노력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존 랫클리프 현 국장이 이끄는 중앙정보국(CIA) 또한 지난 2일 러시아의 대선 개입 결론이 성급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선호했다는 평가는 바꾸지 않았다.

다만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 2019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엡스타인 관련 파일 미공개 논란에 더해 최근 엡스타인에 외설적 편지를 보냈다는 보도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반격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엡스타인 관련 의혹을 "마녀사냥"이라고 일축하면서 나온 것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