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체포 보며 낄낄"…'엡스타인 수렁' 트럼프의 AI 장난질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미공개 논란에 더해 최근 엡스타인에 외설적 편지를 보냈다는 의혹으로 지지층이 이탈하는 등 곤경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포되는 가짜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1분 26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AI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이 가짜 영상은 먼저 동영상 SNS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후 트럼프의 트루스소셜에 올라왔다. 누군가 만든 가짜 영상을 트럼프가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 초반에는 오바마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no one is above the law)고 말하는 장면이 연달아 나온다.

후반부에는 트럼프와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만나던 중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난입해 오바마 전 대통령에 수갑을 채우고 연행한 다음,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오바마가 교도소에 수감된 모습이 나온다. 트럼프와 오바마의 과거 실제 백악관 회동 장면을 토대로 AI가 생성한 영상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영상뿐만 아니라 오바마와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오바마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머그샷을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게시물은 오바마 행정부 정보기관이 2016년 대선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털시 개버드 DNI 국장은 지난 18일 2016년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클래퍼, 코미, 브레넌 전 국장이 러시아가 개입한 것처럼 정보를 조작했다며 이와 관련된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개버드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의 행위를 "반역 음모"라고 비난하고 관련자에 책임을 묻기 위해 관련 문서를 모두 법무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개버드 국장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한다"며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초당적 조사를 통해 나온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또 개버드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스캔들'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고 지지층 이탈을 막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