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FL에 '인디언 팀명 복원' 요구…"새 구장 보류" 위협
워싱턴 커맨더스에 "옛 이름 '레드스킨스'로 돌아가야" 압박
MLB 클리블랜드에는 "'인디언스' 복원"…'인종정의 제동' 일환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FL(미국 미식축구리그) 워싱턴 커맨더스와 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옛날 팀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워싱턴 커맨더스가 '레드스킨스'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새 경기장 건설 계약을 보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워싱턴 '뭐시기들'(Whatever's)은 즉시 이름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며 "전통 있는 6개 원년 메이저리그 팀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대한 인디언 국민들이 이 변화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지금은 3~4년 전과는 다른 시대다. 우리는 열정과 상식을 지닌 국가다. 구단주들이여, 해내라!"라고 말했다.
특히 또다른 게시물에서는 "만약 원래 이름으로 바꾸지 않고 '커맨더스'라는 터무니없는 이름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워싱턴 신구장 건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디언을 다시 위대하게!(MAKE INDIANS GREAT AGAIN, MIGA!)"라고 강조했다.
커맨더스 구단과 워싱턴DC 정부는 올해 초 RFK 스타디움 부지에 새로운 홈구장을 건설하는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 커맨더스는 2020년 7월 과거 팀명인 '레드스킨스'를 폐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2022년 2월부터 새로운 팀명을 쓰고 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역시 2021시즌 종료 후 '인디언스'를 폐기하기로 한 뒤, 2022시즌 개막과 함께 새 구단명을 채택했다. 2018년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캐리커처한 로고 '치프 와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이는 미국 사회에서 '레드 스킨'과 '인디언' 등 용어가 아메리카 원주민을 차별·비하하는 용어라는 비판이 당사자와 인권단체 등을 통해 꾸준히 이어지고, 2020년대 들어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인종정의 논의가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트럼프의 이번 요구는 소위 '정치적 올바름'(PC주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이전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시도와 맞닿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제로 신구장 건설 계약을 저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RFK 스타디움 부지는 원래 연방 정부 소유였지만,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워싱턴DC 정부로 구장 부지 소유권을 이전하는 법안에 서명해 연방정부가 부지 사용권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
한편 크리스 안토네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야구 부문 사장은 이날 애슬레틱스와 경기 전 "몇 년 전 내린 결정에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분명 우리가 내린 결정"이라며 "지난 4년간 '가디언스'라는 이름으로 브랜드 구축 기회를 가졌고 다가올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조시 해리스 워싱턴 커맨더스 구단주 역시 올초 현재 팀 명칭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전 구단주 댄 스나이더로부터 구단을 인수한 그는 '레드스킨스' 회귀 가능성에 대한 추측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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