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안그려" 엡스타인 음란편지 부인한 트럼프…경매 출품도
WP 보도…엡스타인에게 줬다는 생일선물 그림과 비슷한 화풍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여년 전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여성의 나체를 그려 보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부정하며 "나는 평생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과거 자선 활동을 위해 그림을 직접 그려 경매에 부친 이력이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2008년 출간한 저서 '트럼프, 절대 포기하지 말라'에서 자신이 그림을 그려 자선 활동에 참여했음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책에서 "나는 그림을 그리는 데 몇 분이 걸린다. 보통 빌딩이나 고층 빌딩의 도시 풍경을 그린다. 거기다가 서명하면 자선단체를 통해 뉴욕의 굶주린 사람들을 돕는 데 수천 달러가 모금된다"고 말했다.
기록을 보면 트럼프는 자신의 그림을 약 5차례 경매에 출품했다. 1990년대 초에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004년과 2005년에는 뉴욕의 스카이라인, 2006년에는 조지 워싱턴 브리지를 그렸다.
이 가운데 뉴욕 스카이라인을 그린 2005년 그림은 약 3만 달러(약 4180만 원)에 낙찰됐다.
과거 경매에 출품된 트럼프의 그림은 굵은 검은색이나 금색 마커로 그려졌다. 이는 엡스타인에게 전달됐다는 트럼프의 그림 특징과 화풍이 유사하다.
2022년 오하이오의 비영리 재단 '헤티랄럼'의 경매를 담당했던 로워리 로커드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당시 트럼프에게 직접 그림을 요청해 두 점을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앞서 WSJ은 트럼프가 2003년 엡스타인의 생일을 위해 제작된 선물 앨범에 나체 여성의 그림을 그려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림 속 여성의 음부 위치에는 '도널드'라는 서명이 있었고, 밑에는 "생일 축하한다. 하루하루가 또 다른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보도 직후 트럼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나는 평생 그림을 그린 적이 없으며 여자 그림은 그리지 않는다"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트럼프는 이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WSJ과 언론사주인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최소 100억 달러 규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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