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이너·선크림 1년치"…트럼프 관세 앞 韓화장품 사재기 광풍

'상호관세 발표' 4월부터 대량구매 움직임…가격상승 염려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 규모 8.6조…전년比 15% 증가

5월 23일 서울에 위치한 한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피고 있다. 2025.05.23.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엄포를 놓은 뒤 미국 내 'K-뷰티' 소비자들이 한국산 화장품 사재기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적용을 발표한 지난 4월부터 미국 내 뷰티 인플루언서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한국산 화장품 대량 구매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적용 시 평소 즐겨 사용하던 화장품의 가격이 뛸 것을 염려해 미리 사들이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 규모는 55억 달러(약 8조 67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한국 최대의 뷰티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 1년간 해외 매출이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틱톡 팔로워 50만 명을 보유한 뷰티 인플루언서 테일러 보스만 티그는 지난 5월 토너와 보습제 '언박싱' 영상에서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한국 피부관리 제품들이 있다"고 말했다.

LA에 거주하는 마케팅 에이전시 대표 에스더 리는 관세 부과가 예고된 직후 온라인을 통해 수백 달러에 이르는 아이라이너와 자외선 차단제 1년 치를 구매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에스더 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이 오른다면 한국을 찾을 때마다 대량 구매를 하거나 한국에 가는 친구들에게 대신 사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관리 전문가인 롭 핸드필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는 "일부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에 선제 대응해 수입품을 미리 구입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무역 협상에서 벽을 맞닥뜨렸고, 8월 1일 전까지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