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공영방송·해외원조 등 94억달러 지출 삭감안 승인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의회가 PBS·NPR 등 공영방송 지원과 국제 원조를 포함한 94억 달러(약 15조 원)규모의 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정부효율화 예산 감축(DOGE) 정책의 첫 단계로, 트럼프는 "DOGE는 이제 막 시작됐다"며 추가 감축을 예고했다.

블룸버그·AFP 통신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18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하원에서 찬성 216표, 반대 213표로 통과됐다. 앞서 상원은 이번 법안을 51대 48로 가결해 하원으로 넘겼기 때문에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았다.

PBS와 NPR 등 공영미디어 지원금 11억 달러가 전액 폐지된다. 또한 유엔 평화유지 활동과 난민·보건·교육 등 국제 인도주의 및 개발 프로그램에 쓰이던 83억 달러도 대거 삭감된다.

공영방송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은 오는 10월 1일부터 중단된다. 대도시 방송국은 후원금 등으로 존속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도시 지방 방송국은 운영 중단 가능성이 있다. PBS는 연간 예산의 약 16%를, NPR은 약 1%를 연방 지원금에 의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DOGE는 국민 우선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으며, 추가 법안을 통해 더 큰 범위의 예산 감축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해외원조 자금은 낭비되고 있으며, 공공 미디어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콘텐츠를 생산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언론계는 "정권 비판에 대한 보복이며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해외원조 예산 삭감으로 2030년까지 1400만명 넘는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