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개 주정부, 트럼프 행정부에 소송…"재난예방 보조금 삭감 위법"

민주당 오세 지역 대부분…예비 금지명령 함께 요청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펜실베이니아주 방문을 위해 출발하면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공급 결정을 내렸지만, 이튿날인 이날 우크라이나에 장거리미사일 등 공격 무기는 제공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2025.07.15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 20개 주 정부가 수십 억 달러 규모의 재난 예방 인프라 보조금 삭감은 위법하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주 정부들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의회에서 '복원력 있는 인프라 및 지역사회 구축'(BRIC) 프로그램 자금이 승인·배정된 뒤인 지난 4월 이를 종료할 권한이 없다"며 보스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워싱턴주와 매사추세츠주가 주도했으며, 참여한 주 대부분이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주 정부들은 "피고(트럼프 행정부)는 FEMA의 대표적인 사전 재난 완화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폐지해 위법 행위를 저질렀고 정부 권한 분립의 핵심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2018년 시작된 BRIC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자연재해 대비를 돕기 위해 인프라 프로젝트 비용의 최대 75%, 농촌 지역의 경우 최대 90%까지 보조하는 제도다.

보조금은 대피소, 홍수 방벽, 도로·교량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 쓰였고, 지난 4년간 약 45억 달러(약 6조 2000억 원)가 약 2000개 프로젝트에 배정됐다.

FEMA는 지난 4월 보조금 지원 중단을 발표하면서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이며 정치화된 제도”라고 평가했다.

주 정부들은 이에 대해 "FEMA의 핵심 임무 중 하나가 장래 다가올 재난 피해를 줄이는 것"이라며 "미 헌법과 연방법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협의 없이 FEMA의 임무를 변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프로그램 종료 당시 캐머런 해밀턴 FEMA 국장 대행과 후임자인 데이비드 리처드슨은 정식 임명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할 권한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 정부들은 재판 진행 중에도 프로그램이 즉시 복원될 수 있도록 예비 금지명령을 법원에 요청할 방침이다.

안드레아 캠벨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최근 텍사스에서 130명 이상 사망자를 낸 '돌발 홍수'를 언급하며 "BRIC 프로그램을 정당한 절차 없이 폐지한 것은 연방 보조금에 의존해 주민을 보호하고 재난 시 생명을 구하려는 주 정부와 지역사회를 트럼프 행정부가 저버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