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자는데 갑자기 트럼프 전화" …BBC 기자 인터뷰 후기
1년 전 피습 보도 BBC 기자, 외신으론 드물게 인터뷰 성사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인터뷰가 무산된 줄 알고 지쳐 잠들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대통령을 바꿔 주겠다고 하더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 전화 인터뷰를 한 영국 BBC방송 기자의 후기다.
게리 오도너휴 BBC방송 북미 수석 특파원은 15일(현지시간) BBC 웹사이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가 어떻게 성사됐는지 털어놨다.
오도너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뜬금없이 기자들에게 전화하는 버릇이 있다. 오죽하면 카메라 앞에 앉아서 인터뷰하는 것보다 즉흥적인 통화를 선호한다는 말이 나온다.
오도너휴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 총격 피습 1주년을 맞아 인터뷰 기회를 노렸다. 그는 사건 당시 현장에서 바닥에 드러누워 몸을 낮춘 채 보도를 이어가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 잘 응하지 않는다. 오도너휴 기자는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1년 전 그의 보도를 눈여겨봤을 거라 생각하고 인터뷰를 추진했다.
일요일인 지난 13일 밤, 미국 쪽에서 곧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가 올 거란 연락을 받았다. 오도너휴 기자와 팀원들은 녹음을 준비하고 초조하게 기다렸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다음 날 밤, 오도너휴 기자는 인터뷰가 물 건너갔다고 보고 마음을 접었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수주째 출장을 다녀와 피로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
기진맥진해 잠깐 눈을 붙였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대통령과 같이 있어요. 바꿔줄게요"
오도너휴 기자는 정신을 가다듬고 "대통령님"하고 인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녕하세요. 잘 지내요, 게리?" 하고 물었다.
오도너휴는 녹음기를 찾기 위해 거실로 달려갔다. 그러다가 전화가 끊겼지만 다행히 다시 연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분간 통화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1년 전 총격 사건 등에 대한 견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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