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터스 애호가''反이슬람' 극우 인플루언서, 주말레이 美대사로

닉 애덤스 "학교서 이슬람 가르치지 마" 등 혐오발언…말레이, 무슬림 주류
호주 정치권 퇴출 후 美서 보수논객 활동…트럼프 초기 지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극우 인플루언서 닉 애덤스를 말레이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고 10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사진=@NickAdamsinUSA)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장된 남성성을 내세우며 저속한 농담을 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극우 인플루언서를 말레이시아 대사로 지명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플루언서 닉 애덤스를 말레이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 지명안은 지난 9일 미 상원에 송부됐다.

애덤스는 보수 논객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경쟁자들을 '이슬람 지지자'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학교에서 이슬람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며 공공연하게 주장한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캠페인에서는 무슬림 트럼프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애덤스는 2005년 호주 시드니 교외 애쉬필드 시의회에서 21세의 나이로 부시장으로 선출된 지방 정치인이었다.

호주 역사상 최연소 부시장이자 애쉬필드 시의회 의원으로서 비둘기 박멸, 공공장소 반려견 배설물 DNA 검사, 핼러윈 공휴일 제안 등의 논란이 되는 정책 아이디어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호주 중도우파 자유당에서 '당의 평판을 훼손하거나 곤란하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이유로 퇴출당했다.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202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열성 지지자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덤스의 저서 '그린 카드 전사: 불법 이민 시스템 속 합법 이민을 향한 나의 도전'을 직접 소개하며 홍보한 적도 있다.

이후 애덤스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른바 '알파 메일'(우두머리 남성) 페르소나를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 혐오를 기반으로 한 남성 권리 운동을 주장하는 '매노스피어'(manosphere) 집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스테이크 먹기, 노출이 심한 유니폼을 입은 여성 종업원이 서빙하는 것으로 유명한 '후터스' 방문하기 등이 주된 콘텐츠다.

애덤스는 지난 3월 후터스가 파산신청을 하기에 앞서 후터스의 파산설이 돌자 "'바이든플레이션'(바이든 행정부의 물가 폭등)과 민주당의 미국적이지 않은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Woke) 문화가 원인"이라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난하기도 했다.

애덤스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인생 최고의 영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에서는 꿈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덤스의 과거 이슬람 혐오 발언은 무슬림이 주류인 말레이시아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20년 말레이시아 통계청 공식 자료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인구 중 무슬림 비중은 약 63.5%다. 이어 불교(18%), 기독교(9%), 힌두교(6%) 등 순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