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홍수 300명 사망·실종 책임론 확산…주지사 "그럴 때 아냐"

사망자 120명·실종 170명 이상…재난 대응 실패 목소리 커져

8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잉그램 과달루페 강변에 돌발 홍수로 떠내려 온 잔해가 쌓여 있다. 2025.07.08.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돌발 홍수로 인명 피해가 100명을 훌쩍 넘어가면서 책임론도 커지는 가운데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공화당)는 "책임을 묻는 것은 패배자(losers)들이나 할 소리"라고 일축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벗 주지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홍수 관련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이어 현 상황을 미식축구에 비유하며 "패배하는 팀은 책임을 전가하지만 챔피언 팀은 '우리가 해낼 것이다. 다시 득점하고 이 경기를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하며 실수에 대응한다"고 언급했다.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텍사스주 의회가 이번 달 예정된 특별회기를 시작하기 전에 홍수 관련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이번 홍수로 현재 최소 120명이 사망하고 170명 넘게 실종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와 실종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번 재난에 대한 당국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심화되고 있다.

공화당 인사들은 경보 시스템 부족 등 준비 태세에 대한 비판과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정치적 비난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지난 7일 칩 로이 공화당 하원의원은 "시신을 수습하고, 슬퍼하는 가족들을 돌보는 상황에서 비난을 주고받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했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자연재해를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삼지 말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난 관리 총괄 기관인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해체를 주장하고, 예산을 줄여서 대응력이 약화됐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연방 정부가 이번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해 충분한 자원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공세를 펼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