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시한 임박에…태국 "美 농산물·항공기 수입 확대" 제안

태국 국영기업, LNG 등 美 에너지 수입 대폭 확대키로
타이항공, 향후 보잉 항공기 80대 추가 구매 의사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다. 2025.07.06.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태국이 미국 상호관세 유예 종료(9일)를 사흘 앞두고 '36% 관세 부과' 현실화를 막기 위해 농산물·공산품 수입, 에너지·보잉 항공기 구매 증대 등의 안을 제시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피차이 춘하와지라 태국 재무장관은 "오는 9일 전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미국이 이를 수용하면 태국은 많은 제품에 대해 즉시 수입 관세 또는 비관세 장벽을 철폐할 수 있고, 소수 제품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춘하와지라 장관이 지난 3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마이클 포크렌더 재무부 차관과 첫 장관급 관세 회담을 가진 후 이번 수정안이 마련됐다.

수정안은 양국 간 교역 규모를 확대하고, 태국의 460억 달러 규모 대미 무역흑자를 5년 안에 70%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태국이 이전에 제출했던 10년 내 무역흑자 해소 공약보다도 앞당겨진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SCG 케미컬과 PTT 글로벌 케미컬 등 태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천연가스 원료인 미국산 에탄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PTT는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로부터 매년 LNG 200만 톤을 구매하기로 했고, 국영 기업들은 이 프로젝트의 공동 개발 참여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국영 항공사인 타이항공은 향후 보잉 항공기를 최대 80대까지 구매할 가능성을 열어 뒀다.

또 농산물과 공산품 수입과 관련해 춘하와지라 장관은 "미국 제품들 중 상당수가 태국 내에서 공급이 부족한 품목들이어서 자국 농민이나 생산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하와지라 장관은 "태국은 10%의 최선의 관세율을 추진하고 있다. 10~20% 범위도 수용 가능하다"며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우리 지역 이웃들 중 최악의 합의를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인접국인 베트남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과 포괄적 관세·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트남 수출품에 대해 20% 관세를, 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환적 상품에 대해서는 4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태국 경제는 동남아시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와 부진한 내수 소비로 압박을 받고 있어, 낮은 대미 관세율 확보가 추가 하방 위험을 막는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투자자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원만한 합의는 꼭 필요한 상황이다. 패통탓 친나왓 태국 총리는 국경 분쟁 중인 캄보디아의 전 총리 훈 센 상원의장과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지난 1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직무가 정지됐다.

한편 태국의 수출은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한 선주문이 몰리면서 지난 1~5월 약 15% 급증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