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이민자 美 행정실수로 추방…"수용소에서 가혹행위"
"갱단 박해 우려" 추방 금지 판결에도 3월 돌연 추방돼 수용소 구금
미 법무부 '불법 이민 알선' 혐의로 기소해 송환…다시 추방 계획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가족과 함께 미국에 살던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남성이 미국 정부의 행정 오류로 추방당해 본국의 수용소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로이터는 2일(현지시간)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가 메릴랜드주 연방지방법원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류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가르시아는 노동허가증을 가지고 메릴랜드주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배우자와 어린 자녀도 있었다.
이민법원은 2019년 "갱단에 의해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며 추방 금지 판결을 내렸지만, 가르시아는 지난 3월 15일 돌연 엘살바도르로 추방됐다. 당국은 추방 배경을 "행정 오류"라고 밝혔다.
가르시아가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그는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위치한 초대형 고위험 교도소 CECOT(테러리즘 억류 센터)에 도착한 직후부터 구타, 수면 박탈, 심리적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당했다. 2주가 지난 뒤 체중이 31파운드(약 14㎏) 줄어들기까지 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추방 건수를 늘리기 위해 적법 절차를 희생시킨 사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국에 체류하는 모든 사람들은 정부 조치에 대해 법정에서 다툴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해 왔으며, 가르시아가 갱단 소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르시아의 변호인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가르시아를 기소하고 지난달 6일 미국으로 송환했다. 가르시아에게는 최소 5명의 공범과 함께 밀입국 조직에 가담해 불법 이민을 알선한 혐의가 적용됐다.
가르시아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는 그를 다시 추방할 계획이다. 가르시아는 형사 사건이 계류 중인 테네시주에서 구금 중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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