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머스크, 트럼프 감세법안 맹폭…"의원실에 전화해라" 선동

美 재정적자 심화 우려하며 결사 반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2025.02.11.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물러난 뒤 본격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비판하고 있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 계정에 "당신의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에게 전화하라"며 "미국을 파산시키는 건 옳지 않다. 법안을 없애라(KILL the BILL)"는 글을 게시했다.

'법안을 없애라'는 문장과 발음이 비슷한 제목을 가진 할리우드 영화 '킬빌(Kill Bill)'의 포스터를 올리기도 했다.

다른 게시물에서는 "새로운 지출 법안은 재정적자를 대폭 늘리고 부채 한도를 5조 달러로 늘리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리 상원의원, 존 로즈 하원의원 같이 감세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미국 국민이 빚의 노예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감세 법안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트럼프에게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법안은 트럼프의 핵심 공약들을 망라한 초대형 법안으로, '메가 법안'으로도 불린다. 개인소득세율과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감세 조치 연장을 비롯해 △국경 안보 예산 증액 △팁과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감세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축소 등 광범위한 영역의 세금 및 예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난 22일 공화당 주도로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상태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세금 감면이 확대될 경우 미국의 재정적자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메가 법안으로 2034년까지 연방 재정적자가 3조 800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머스크는 앞서 3일에도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며 "이 거대하고 터무니없는 돼지들로 가득 찬 의회의 예산안은 역겨운 흉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 법안에 찬성 투표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트럼프의 법안이 시민들에게 엄청난 부채를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입장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트럼프의 의견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