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감국가 분류 처음 아니다…1980~90년대에도 지정 전례 확인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한국이 지난 1980~1990년대도 미국 에너지부(DOE)의 민감국가(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 SCL) 목록에 올랐던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 2건을 살펴보면 한국이 이르면 1980년대부터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명단에 올랐다가 1994년 7월 해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88년 10월 발간된 '에너지부 외국인 방문객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제하 GAO 보고서는 1986년 1월부터 1987년 9월까지 로런스리버모어와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등 미국 핵무기 연구소에 대한 방문객 통계를 담고 있는데, 한국이 해당 목록에 민감국가로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96년 발간된 GAO '무기 실험실을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정보' 보고서에도 한국은 민감국가 명단에 올라와 있다. 다만 각주에는 "1994년 7월28일 기준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이 민감국가 명단에서 해제됐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이 언제 처음으로 미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목록에 올랐는지, 또한 민감국가로 지정돼 해제된 사례가 몇차례 있었으며, 얼마만큼의 기간이 소요됐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이들 보고서는 한국이 민감국가에 오른 구체적인 이유를 서술하지 않았다. 다만 1988년 보고서엔 "한국을 비롯해 민감국가로 분류된 국가들이 에너지부의 연구소에 방문할 경우 보안 또는 (핵) 확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시기적으로 미국은 박정희 정권 당시 한국이 추진했던 핵 자강론, 1979년 12·12 군사반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등 불안정한 한국 정세를 위험 요소로 판단해 한국을 민감국가로 분류했을 것이고 추측한다.

또한 1994년 한국이 돌연 민감국가 목록에서 해제된 것은, 1991년 남북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발표와 냉전 종식 등 국내외 정세 안정화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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