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향한 민주주의 스피커 꺼졌다…트럼프 조치에 RFA·VOA 중단
미 국제방송처, 연방정부 보조금 삭감 따라에 국제방송매체 지원 끊어
RFA "전 세계 독재자만 이익" 반발…백악관 "납세자들, 급진적 선전에서 해방"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 정부 축소 및 예산 삭감 조치에 따라 각종 연방 보조금이 끊기면서 세계 각지에 소식을 전하며 민주주의 전파의 첨병 역할을 하던 국제 방송 매체들도 운영 중단 위기에 처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자사와 다른 파트너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미국의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이 15일(현지시간)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인 14일 서명한 '연방 관료주의의 지속적 축소'라는 이름의 행정 명령에 따른 조치다.
해당 행정명령에는 대통령이 불필요하다고 결정한 연방 관료제의 요소를 축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상 기관에는 미국 국제방송처(USAGM)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USAGM은 RFA에 보낸 서한에서 기관의 연방 보조금이 종료됐으며 사용되지 않은 모든 기금을 즉시 반환해야 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USAGM는 RFA 같은 국제 방송 매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RFA는 약 60개국의 언어를 지원하며 검열, 선전 등 정부의 통제로 자유 언론이 없는 국가에 뉴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베이 팡 RFA 사장은 성명을 내고 "RFA에 대한 연방 정부의 보조금 종료는 정보 공간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자유롭길 바라는 중국 공산당을 포함한 독재자와 폭군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통지는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매주 RFA의 보도를 보는 약 6천만 명의 사람들의 권리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적대자들에게 우리의 비용으로 이익을 준다"고 덧붙였다.
USAGM이 직접 운영하는 미국의소리(VOA)도 트럼프 행정부의 칼날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날 기자, PD를 포함한 1300명 이상의 거의 모든 VOA 직원들은 유급 휴가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VOA는 세계 2차대전 중이던 1942년 독일 나치의 선전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의 국영 방송국으로, 48개 언어를 통해 세계인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 급진주의자들의 소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VOA를 급진적 좌파로 몰며 비난했다.
백악관은 VOA 경영진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 말라고 당부한 점, VOA 기자들이 SNS에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콘텐츠를 게시한 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정명령으로 "납세자들이 더 이상 급진적 선전의 덫에 걸려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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