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지명자 청문회서 성폭행 혐의 맹공…공화당은 "인준 기대"

"성폭행 혐의, 거짓 기소…조직적 중상모략"
"여성 비하한 적 없다…'표준' 언급한 것"

14일(현지시간) 국방부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워싱턴 상원 군사위원회가 연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엄지를 치켜보이고 있다. 25.01.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가 인사청문회에서 성폭행 혐의 등에 관해 민주당으로부터 까다로운 질문 공격을 받았다. 공화당 측에서는 헤그세스의 청문회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14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헤그세스는 이날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14일 오후 11시30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2017년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에 대해 "거짓이며 조직적인 중상모략 캠페인"이라며 "그들은 나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일축했다.

폭스 뉴스 앵커 출신인 헤그세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대표적인 논란의 인물로, 예비군 영관급(소령) 경력이 전부라는 점에서 국방장관이 되는 것이 적합하냐는 전문성 논란과 함께 성폭력 혐의와 같은 도덕적 문제도 부각돼 있다.

헤그세스는 지난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합의금을 지불한 의혹을 받고 있다. 헤그세스 측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논란 탓에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국방장관 지명자를 교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트럼프는 헤그세스를 옹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측 옹호자들도 상원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했고, 근래 공화당 의원 2명이 헤그세스에 대한 반대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5.01.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민주당 측에서는 이날 청문회에서 헤그세스를 향한 맹공을 이어갔다.

민주당 잭 리드 상원의원(로드아일랜드)은 "헤그세스가 국방장관직을 맡을 만한 성격, 침착함, 역량이 부족하다"고 말하며 청문회를 시작했다.

그는 "국방장관은 비할 데 없는 경험, 지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격을 갖춘 리더의 자격을 요구한다"며 "나는 당신이 이 직책의 엄청난 요구에 부응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도 "나는 당신이 적절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 걱정"이라며 "당신은 우리나 미국 국민에게 솔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리처드 블루멘탈 민 민주당 상원의원(코네티컷) 역시 "당신이 상원 군사위원회를 이끌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이 2017년 여성과 접촉했을 때 두 번째 아내와 결혼 생활을 하던 중이었느냐고 묻자, 헤그세스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이어 케인 의원이 "성적 접촉이 합의에 의한 것이었느냐"고 재차 묻자 헤그세스는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헤그세스는 "나는 거짓으로 기소됐지만, 철저히 조사받고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헤그세스는 과거 "여성이 전투에 나서면 안 된다"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여성인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뉴욕)은 이날 청문회에서 "당신이 일을 잘하려면 여성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그런데 당신이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헤그세스는 "2013년 내 의견을 언급해 주셔서 감사하다. 나는 군에 복무하는 여성을 비하한 적이 없고, 나에게 이 문제는 남성과 여성의 능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항상 '표준'에 관한 것이었다"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 장관 지명자가 14일 (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의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박 건조가 자신의 절대적인 최고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2025.01.1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처럼 헤그세스를 향한 민주당의 강도 높은 압박이 이어졌으나, 공화당 측에서는 이번 청문회를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공화당 의원은 청문회 후 "이것은 힘의 투어, 격파, 승리였다"며 "더 이상 좋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짐 뱅크스(인디애나)도 청문회 후 폭스뉴스에 "그의 지식과 리더십 능력을 전달하는 능력이 훌륭하게 드러났다"며 피트 헤그세스가 홈런을 쳤다"고 말했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존 튠 역시 "헤그세스는 좋은 일을 해냈고, 신속히 인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성명을 통해 "오늘의 성과로 피트 헤그세스의 인준 경로가 확실해졌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헤그세스의 청문회를 시작으로 15일에는 팸 본디 법무장관 후보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자,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와 러셀 보우트 예산관리국 국장 지명자, 숀 더피 교통부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16일에는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후보를 시작으로, 리 젤딘 환경보호청 청장 후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의 청문회도 열린다. 또 이날에는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후보에 대한 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도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 지명자, 캐시 파텔 FBI 국장 지명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도 인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상원위원회에서 후보 지명자를 승인하면, 전체 상원에서 과반(51명)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 의석 배분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이기 때문에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3명만 나오더라도 인준이 무산된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