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국산 수입품 관세 인하 준비…트럼프 취임 전 '선제 조치'

[트럼프 시대]미국산 LNG와 방어 장비 구매 확대 제안하기도
미국과 무역·투자 협정 체결 목적도…"트럼프 취임, 인도에겐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인도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검토하면서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 세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관세를 인하해 관세 부과 리스크를 피하면서 향후 미국과의 무역 및 투자 협정까지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인도의 정부 및 산업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가 미국산 농산물 및 기타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인도는 현재 미국산 돼지고기에 부과되고 있는 약 45% 관세와 페이스메이커(심박조율기)와 같은 고급 의료기기 및 할리 데이비드슨을 포함한 고급 오토바이 등에 부과되고 있는 25~60% 관세가 인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또 인도 정부 관리들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방어 장비 구매를 늘리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2024 회계연도 인도의 미국산 에너지(원유, 정제 연료, 석탄 등) 수입액은 약 120억 달러, 항공기 및 부품 수입은 2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인도가 수입을 확대할 경우 연간 5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인도가 이처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선제적으로 관세 인하에 나서는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선된 후엔 멕시코와 캐나다를 향해 불법 이민과 마약 단속을 하지 않을 경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인도에 대해서도 취임 후 상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또한 인도는 관세 인하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광범위한 무역 및 투자 체결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인도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을 기회로 여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대신 인도를 제조 거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인도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니티 아요그의 아르빈드 비르마니는 "미국과 인도 모두의 이익을 위해 중요한 제조업이나 민감한 제조업의 많은 부분이 중국이 아닌 인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앞서 제안된 미니 무역 협상보다 우대 무역 및 투자 협정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수출기구연합회(FIEO)의 아자이 사하이 사무총장은 "트럼프의 집권은 인도에게 확실히 긍정적이다. 우리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이전 과정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