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파?…'안네의 일기' 연극 극장 밖에 나치깃발 등장 시위

"연극 보던 사람들 극장 나가기 두려워해"…물리적 충돌은 없어
7월에는 시위대 12명이 '하일 히틀러' 외치면서 행진하기도

'안네의 일기' 연극중인 극장 밖에서 나치 깃발을 든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사진은 WXYZ-TV 디트로이트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에서 '안네의 일기' 연극이 진행 중이던 극장 밖에서 나치 깃발과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을 든 소규모 복면 시위대가 행진하는 일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ABC 방송의 지역 계열사인 WXYZ TV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북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하웰에서 이 광경을 담은 영상을 확보했다.

당시 이 지역의 파울러빌 커뮤니티 극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 점령 아래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다락방에 숨어 지내다 적발돼 1945년 종전 직전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15세의 나이에 안타깝게 사망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쓴 일기를 바탕으로 하는 연극을 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영상으로 기록한 하웰 지역의 전직 재향군인회 지회장인 바비 브라이트는 "사람들은 충격을 받고 경악했다"고 WXYZ TV에 말했다.

브라이트는 "75명 정도가 이 연극을 보고 있었고, 그 75명 중 50명이나 60명 정도가 건물을 나가기 두려워했다"며 "우리가 그들의 차까지 동행해 줘야 했다. 미국의 그 누구도 이렇게 느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극단은 연극 1막이 진행되던 중 이 시위대의 존재를 인지했다. 극단은 상황이 통제되고 있으며 시위대가 극장 부지 밖으로 물러났다는 통보를 받았다. 극단은 휴식 시간 중 관객에게 이 상황을 알렸다.

WXYZ TV는 이 시위로 인해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재향군인회 지회에 소속된 퇴역 군인 중 일부가 시위대와 언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상황에 대응한 리빙스턴 카운티 보안관실은 문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하웰 경찰서는 이 사건이 관할 구역 밖에서 발생했으며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하웰 시장실도 문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이런 나치 관련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지역 신문인 리빙스턴 데일리는 약 12명의 시위대가 나치 깃발을 흔들고 나치식 경례 구호인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를 외치면서 하웰에서 행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