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에 '민간인 피해 최소화' 압박하면서 무기 지원 안 줄여"
오히려 추가 원조 서두르려는 상반된 시그널 보내
내년 대선 의식…원조 줄이면 확전 위험 커진다 주장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라고 촉구하면서도 무기 지원을 삭감하는 선택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자 대(對)이스라엘 원조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지만 조 바이든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 친이스라엘 표심을 의식해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미국은 현재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보류하거나 강력히 비난하는 등의 선택지는 배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고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10월7일 전쟁 발발 이래 가자지구에서 최소 1만624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원조와 무기 이전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약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전투기로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폭탄 등 매년 38억 달러(약 5조원)의 무기를 지원하고 있으며 바이든 정부는 의회에 140억 달러(약 18조원)의 추가 원조를 승인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미 싱크탱크 중동 민주주의 프로젝트의 세스 바인더는 "특정 유형의 장비를 보류하거나 무기 비축을 지연시키면 이스라엘 정부는 전략을 조정해야만 한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런 영향력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또 로이터는 이런 결정에 바이든 정부가 내년 대선을 준비하면서 이스라엘 원조 삭감으로 친이스라엘 표심을 잃지 않으려는 셈법도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같은 지적에 미국은 비공개 협상과 외교적 접근이 이스라엘을 설득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베냐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를 거부하다 하루 200여 대의 구호 트럭을 허용한 것을 예로 들며 "우리가 하는 일이 이스라엘을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위협이 아닌 강력한 외교의 결과"라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이 원조를 줄이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의 친이란 세력이 분쟁에 개입할 위험이 커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미국 관료는 이스라엘이 공습을 앞두고 민간인들이 피해야 할 지역을 식별해 공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압박이 효과가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전날(4일) 가자지구 북부의 백만 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이스라엘군이 이동하라고 요청하거나 명령하는 것을 봤다"면서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스라엘이 예전과 같은 무차별적인 공습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오마르 샤키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장은 "모든 징후와 보고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인구 밀집 지역에 중폭탄을 투하하고 포격을 가하는 것과 같은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도중 미국산 탄약에 민간인 4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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