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절친 99세 억만장자 멍거 "불행은 올바로 살 기회"[피플in포커스]

이혼, 아들 사망, 한쪽 눈 잃는 고통 겪어도 "시련은 있어도 도피는 없다"

찰리 멍거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계 최고의 투자기업 버크셔해서웨이의 공동경영자이자 워런 버핏의 평생 친구인 찰리 멍거는 1924년생으로 100세 생일을 1년 앞두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한 몇가지 법칙 중의 하나로 그가 한 "질투, 분노, 복수 및 자기 연민은 가장 재앙적인 사고 방식이다"는 말이 많이 인용되는데, 그의 일생 자체가 상실과 좌절, 어려움이 가득찬 것이었기에 이 말은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금융미디어 사이트 벤징가닷컴은 멍거의 삶을 되돌아보는 글을 올렸는데, 그의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인생을 요약하면 일생동안 그는 여러 차례 고난을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배운 지혜를 아낌없이 전함으로써 당대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 중 한 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멍거의 재산을 약 25억달러(약 3조2285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자산 순위 약 1200위에 해당한다. 만약 버크셔 주식을 모두 갖고 있었다면 현재 가치는 100억달러 이상이 되었을 것이지만 멍거는 수년에 걸쳐 주식을 75% 이상 팔거나 기부해왔다.

멍거는 버핏과 한 팀이 되기 전에 변호사로 일했지만 그 전 경력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군대에 입대하기 위해 대학을 중퇴해, 독학으로 법을 공부하고 변호사가 되어 경력을 쌓았다.

워런 버핏과 함께 있는 찰리 멍거(오른쪽) ⓒ AFP=뉴스1

그러나 1953년 불과 29세의 나이에 그의 결혼 생활은 예상치 못한 이혼으로 끝났다. 대부분의 재산이 아내에게 갔고 멍거는 당시는 심각한 사회적 낙인이었던 이혼남이 되었다. 그는 혼자 자녀들을 부양하면서 재정적으로 궁핍하게 됐지만 열심히 일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불행은 다시 찾아왔다. 1954년 멍거의 어린 아들 테디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보험이 없던 시대에 멍거는 아들이 겨우 9세에 사망할 때까지 고통받는 것을 지켜보며 모든 비용을 댔다.

슬픔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컸지만 31세의 멍거는 이혼의 여파, 재정적 불안정, 아들을 잃은 깊은 슬픔을 딛고 일어섰다. 보통 절망에 빠지는 사람이 잘 하는 도피를 선택하지 않고 그는 자신의 인생을 앞장서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럼에도 멍거의 시련은 계속됐고 멍거의 도전은 계속됐다. 52세에 그는 백내장에 걸렸고, 수술 실패로 인해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는 점자를 배워 어떤 시련에도 불굴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나중에 “질투, 분노, 복수, 자기 연민은 재앙적인 사고 방식”이라며 “자기 연민은 편집증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생의 모든 불행은 올바르게 행동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말고 그 타격을 건설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