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경찰이 中스파이로…'여우 사냥' 관여 3인방 美법원서 첫 단죄

미국 내 중국 인사 송환 종용…법원, 스토킹 혐의 유죄 평결
협박 안 통하자 노부 '인질'로…"국경 넘어선 초국가적 탄압"

전직 미국 경찰인 마이클 맥마흔(55)이 지난달 31일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을 나오면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맥마흔은 은퇴 후 사립 탐정으로 활동하며 미국 내 중국 인사들을 본국에 송환하는 이른바 '여우 사냥' 작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2023.5.3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를 본국에 송환하는 데 관여한 3인방이 미 연방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 법원이 중국의 '여우 사냥' 작전에 참여한 요원을 단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중에는 전직 뉴욕 경찰도 포함돼 미국 사회를 술렁이게 했다.

로이터·AFP 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스토킹과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맥마흔(55)과 주용(66), 정충잉(27) 등 3명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10여년 전 미국 뉴저지주(州)로 이주한 전직 중국 공무원 쉬진과 그의 가족들을 미행하고 본국으로 되돌아갈 것을 종용한 혐의로 지난달 연방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쉬진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국 당국에 횡령 혐의로 기소돼 송환 시 사형에 처할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미국 영주권을 가진 중국 국적자인 주용과 정충잉은 건설 현장 노동자와 버블티 가게 직원으로 신분을 속인 채 여우 사냥 작전 요원으로 활동했다. 미국 국적의 맥마흔은 전직 뉴욕 경찰청 경사로 은퇴 후 사립 탐정으로 이들과 사건을 공모했다.

이날 배심원단은 이들의 범행 수법을 공개했다. 맥마흔은 2016년 6개월에 걸쳐 쉬진 일가족을 감시했고 그의 자산 흐름을 추적했다. 또 중국 공안국 소속 경찰로 확인된 주용의 동료와 뉴저지 일대 식당에서 접선해 중국 당국의 지시를 받았다.

주용과 정충잉은 쉬진의 자택에 수차례 협박성 메모를 남기고 쉬진의 자녀에게까지 접근했다. 메모에는 '본국으로 돌아가서 10년만 투옥되면 아내와 아이는 무사할 것이다'란 내용이 쓰였다. 협박이 통하지 않자 중국 고향에 남은 82세 부친을 아무런 예고 없이 미국으로 보내 아들의 귀국을 강요했다.

이번 사건에서 미국 정부를 대리한 브론 피스 변호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경을 넘어선 초국가적인 탄압 계획을 실행하려는 중국 정부의 행위를 폭로하고 이를 저지하는 데 확고한 태도를 계속해서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판단이 음해라는 입장이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피고인들이 중국 당국의 요원이 아니며 제기된 혐의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또 해외 거주 자국민을 송환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에 근거한다고 해명했다.

맥마흔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은 중국과는 무관한, 횡령 자금을 회수하는 민간 회사에서 일하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주용 측 변호인은 중국 정부에 이용당했다며 개인은 책임을 져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 정충잉 측 변호인도 공범과 모르는 사이였다며 선을 그었다.

검찰은 형이 확정될 경우 맥마흔은 최대 징역 20년을, 주용과 정충잉은 각각 징역 25년과 10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