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6개월에 맞은 독립기념일, 우크라 항전의지 다져(종합)

美·英 우크라에 추가 군사 지원 발표
젤렌스키, 유엔 안보리 연설서 러 비판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시민들이 거리에 전시된 러시아군 전차를 구경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손승환 기자

(서울·워싱턴=뉴스1) 김민수 정윤미 기자 김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24일(현지시간) 31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이했다. 모순적이게도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을 개시한 지 6개월째인 날이기도 하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이 '승리'로 끝날 것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에 동맹국들도 지속적인 지원을 재확인하며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했다. 유엔 러시아 대사가 발언 기회를 막았음에도 이사국들의 압도적인 찬성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발언 기회를 얻었고,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러시아의 '핵공갈'을 강하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승리로 전쟁 끝내겠다"…시민들 "슬픈 기념일, 그래도 러 두렵지 않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31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연설을 위해 독립 광장에 서 있다. 2022.08.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립 31주년 기념 연설에서 "전 세계 새로운 국가가 2월24일 오전 4시에 태어났다"며 "울거나 비명 지르거나 겁먹지 않는 나라. 아무도 도망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당신이 어떤 군대를 가지고 있든지 상관하지 않고 오직 우리 땅만 신경 쓴다"며 "우리는 끝까지 그것을 위해 싸울 것이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러시아)을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양보와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은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기념일임과 동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째를 맞이하는 날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에게 전쟁의 끝은 무엇인가. 우리는 평화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제 우리는 '승리'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일을 맞이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분위기는 슬픔과 굳센 의지가 공존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한 80대 우크라이나 여성은 "6개월 동안 모든 가정의 평화가 깨졌다"며 "얼마나 많은 파괴와 죽음이 있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CNN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경제가 혼란에 빠졌고, 일상이 파괴돼 혼란이 가중됐다고 보도했다.

한 60대 여성은 우크라이나 여성은 독립기념일 전날 CNN에 "러시아인에 대한 증오가 너무 커져서 나를 갈기갈기 찢고 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녀는 푸틴 대통령을 두고 "수류탄을 들고 있는 원숭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표현했다.

키이우에 고철로 변해버린 러시아 탱크를 구경하러 자신의 아들과 구경을 나온 한 여성은 "키이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있더라도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미사일에 쉽게 겁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방 동맹들, 우크라에 지지 재확인…"우크라 저항의지 굳세"

24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우크라이나의 제31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이하여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길을 걷고 있는 모습. 2022.08.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을 맞이해 미국과 영국 등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독립기념일을 축하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도착 후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인들은 저항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다"며 "이러한 우크라이나인의 의지는 푸틴 대통령이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의 성명에 따르면 이날 존슨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5400만파운드(약 85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패키지를 설명했다.

영국 총리실은 군사 지원 패키지에 정찰·표적 식별 등의 용도로 쓰이는 블랙 호넷 드론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해 약 29억8000만달러 상당의 무기와 장비가 지원된다"며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의 안보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주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지속하는 동안 그들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원액은 러시아의 침공 이래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단일 최대 규모다. 해당 자금은 대통령사용권한(PDA) 예산과는 별개로 물자와 무기 구입 등 전쟁 비용에 즉시 사용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는 모습. 2022.08.24/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젤렌스키, 유엔 안보리서 연설 "러 핵공갈 멈춰야"…러, 젤렌스키 발언 반대하기도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6개월을 맞이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지역의 차플리노 기차역에 러시아가 미사일로 공격했다는 정보 보고를 막 받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조대가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안타깝게도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라며 "이것이 우리의 일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공격 사실을 언급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유럽에서 가장 큰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영토를 전투 지역을 만든 것은 사실"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시찰단은 조속히 자포리자 원전 상황을 영구히 장악해야 하고, 러시아는 무조건 핵 공갈을 중단하고 원전을 완전히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식량과 에너지 위기에 대해서도 러시아의 책임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흑해와 아조우해의 항구를 봉쇄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식량시장에서 적자가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에너지 빈곤에 빠뜨리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에너지 가격을 의도적으로 인상하여 기본 상품에 대한 접근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같은 러시아의 위협이 우크라이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며 "유엔 헌장과 협약을 다시는 무시할 수 없도록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 기회에 대해 바실리 네벤지아 주유엔 러시아 대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네벤지아 러시아 대사는 이날 "전쟁에 대한 책임은 키이우 정권에 있다"라며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날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3개국이 젤렌스키의 발언을 허용하는데 찬성했다. 중국은 기권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6개월째를 맞이한 데 대해 "슬프고 비극적인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구테흐스는 6개월간의 전쟁이 "파멸적"이었으며,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 활동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