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텍사스 총기 난사 현장 찾아 추모…美 법무부, 부실 대응 조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21명의 희생자를 낳은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州)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21명의 희생자를 낳은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州)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명의 희생자를 낳은 텍사스주(州) 유밸디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 사건 진압 과정에서 경찰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롭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학교 교장과 관계자들을 만나 추모의 말을 전한 뒤, 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흰 장미 꽃다발을 뒀다. 그는 꽃다발을 놓기 전 성호를 그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밸디에 있는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다. 이곳에서 그는 "우리는 희망과 치유로 대응해야 한다"며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서로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교회를 나설 때 군중 속에서 "무언가 하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이에 그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 가족과 지역 주민을 만나고, 최초로 출동한 구조대원을 만났다. 희생자 중 한 명과 친구였던 벨라 바르보자(11)는 "이제 학교에 가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평생 유밸디 지역에서 살아온 네 아이의 아버지 벤 곤잘레즈는 "우리는 새로운 총기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우리는 정신 건강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총기 문제에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총격 참사 현장을 방문한 건 이번 달만 두 번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흑인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욕주 버팔로의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는 당시 "(총기 사건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정부의 총기 규제는 미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사안 중 하나다. 총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대량 총기 난사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며 미국 헌법은 무기 소지할 권리를 보호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총기 규제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는 주장은 엇갈려 왔다.

현재 상원에서 계류 중인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은 총 2건으로 △무기 판매 시 신원조회를 위한 기간을 최소 10일까지 연장하는 것 △모든 총기 거래에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한편 미 법무부는 전날 텍사스 총격 사건과 관련해 사법 당국 차원에서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앤서니 콜리 법무부 대변인은 "유밸디 시장의 요청으로 법무부는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해 '중대한 사건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즉각 총격범을 진압하지 않고, 교실 밖에서 50분가량 대기하는 등 사건을 방치했다는 정황이 드러남에 따른 것이다. 앞서 텍사스주 공공안전국도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대응이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스티브 매크로 텍사스주 공공안전국장은 지난 27일 "경찰 지휘관은 당시 총기 난사가 아닌 인질극으로 전환된 것으로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며 "최대한 빨리 경찰이 진입했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