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자체조 국가대표팀 의사, 성폭행 선수들에 4498억 합의

2018년 MSU로부터 5918억원 합의…총 합의금 1조416억원
래리 나사르, 주치의 활동 30년 동안 성폭행 일삼아

시몬 바일스가 지난 9월 15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래리 나사르 사건과 관련한 증언을 끝마친 뒤 관계자와 포옹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상습적 성폭행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전 미국 체조 국가대표 주치의 래리 나사르(58)의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 500여명이 미국 체조 협회와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로부터 3억8000만달러(약 4498억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이 같은 합의는 이날 인디애나폴리스 연방파산법원의 심리로부터 이뤄졌다. 해당 합의는 지난 2016년 미국 체육계를 뒤흔든 학대 스캔들과 관련된 법적 투쟁을 끝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해당 사건 관련 피해자는 총 500여명으로 이 중 나사르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이들은 300여명이다. 나머지 피해자들은 미 체조협회 관계자들로부터 학대당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해당 사건과 관련한 합의금은 지금까지 약 8억8000만달러(약 1조416억원)다. 지난 2018년에는 미시간주립대(MSU)로부터 피해자 300여명이 5억달러(약 5918억원)의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시몬 바일스, 앨리 레이즈먼, 맥케일라 마로니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수백명의 체조 선수들은 나사르가 30년 이상 주치의로 활동하는 동안 성적으로 학대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일스는 지난 9월 15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출석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체조 관계자들이 래리 나사르의 상습적인 성폭력을 묵인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나사르가 성적 학대를 저지를 수 있도록 놔둔 시스템도 비난하고 싶다”며 “FBI는 우리 문제에 눈을 감은 것 같다. 포식자가 아이들을 해치게 둔다면 닥쳐올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 이를 꼭 알려야 한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그는 사건과 관련된 FBI 요원 등에 대한 기소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변호한 존 맨리 변호사는 이번 합의를 두고 "우리는 생존자들의 용기와 끈기라는 단순한 이유로 인해 승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이 용감한 여성들은 수많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학대당한 사실을 설명했다"며 "그로 인해 더 이상 꿈을 쫓는 아이들이 육체·감정·성적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2016년 나사르에 대한 혐의를 최초로 언론에 공개한 전직 여자체조 선수이자 변호사인 레이첼 덴홀랜더는 이 같은 합의 내용을 환영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마침내 이번 장이 닫혔다"면서 "이제 개혁과 재건이란 힘든 작업이 시작될 수 있다. 정의가 찾아오고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냐는 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한편 지난 2월 25일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을 이끌었던 존 게더트는 인신매매와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지 몇 시간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게더트는 나사르의 재판 과정에서 피해 선수들이 그에게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하면서 2018년부터 경찰의 수사대상이 됐다. 그는 나사르가 수백명의 선수들을 성추행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기도 했다.

래리 나사르가 지난 2018년 2월 5일 미시간주 샬렛의 이튼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선고받기 전 법정에 앉아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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