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빨간 쇼트팬츠 5개월 지나도 감감 무소식…무슨 일?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출시한 짧은 반바지(short shorts)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출시한 7만원 짜리 반바지가 5개월이 지나도록 배송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슬라 고객들은 지난 7월 초 금색 테슬라 로고가 적힌 빨간색 '짧은 반바지'를 69.20달러(약 7만5186원)에 샀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은 계절이 두 번 바뀌도록 반바지를 받지 못했다.

한 고객은 FT에 "테슬라는 5개월 넘게 반바지를 배달하지 않고 있다. 그 사람들이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한 건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테슬라는 8월 무렵 "높은 수요로 인해 '올 가을' 주문이 준비될 것이라는 이메일을, 10월엔 즉시 배송이 시작될 것이라는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바지를 수령하지 못한 고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트위터 계정에 바지 배송 시기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일부는 미국 소셜 사이트 레딧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모두가 테슬라 바지를 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 바지를 배송받은 일부 사람들은 이베이 등 경매 사이트에 출시가의 몇 배로 판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테슬라 차량을 소유하고 있지만 아직 반바지를 받지 못했다는 한 고객은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해 주문했다"며 지연된 데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 역시 인도 시기가 자주 지연돼 왔다.

사실 이 바지는 머스크 CEO가 자사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을 조롱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짧은 반바지'(short shorts)는 공매도(Short Selling) 투자자를 비꼬는 말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어 기업에 골칫거리다.

머스크 CEO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도 신경전을 벌였다. 그는 올해 '쇼트셀러를 부유하게 만드는 위원회'(Shortseller Enrichment Commission)에 반바지를 보내겠다고 농담을 던졌는데, 이는 SEC를 비꼰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8년 8월 트위터에 "테슬라를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올렸다가, 증권사기 혐의로 SEC에 2000만달러의 벌금을 문 적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