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엘차포 "美, 내 돈 15조원 내놔"

구스만 "내 재산 멕시코 원주민 사회에 기부할 것"
멕시코 대통령 "재산 환수 위해 모든 사법적 수단 강구"

땅딸보라는 뜻의 '엘 차포'로도 불리는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 두목 호아킨 구스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최근 종신형을 선고 받은 '희대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의 재산 약 15조원이 구스만의 고향 멕시코와 현재 수감돼 있는 미국 중 어디로 흘러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약 밀매와 살인교사 등 혐의로 체포돼 지난 2017년 1월 미국으로 인도된 구스만은 지난 7월 미국 법원으로부터 마약 밀매로 벌어들인 126억달러(15조633억원)에 대해 추징 명령을 받았다. 이는 구스만이 이끌던 멕시코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이 미국으로 운송한 불법 마약의 총량을 계산한 금액이다.

5일(현지시간) 멕시코뉴스데일리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구스만 변호인 호세 루이스 곤살레스 메사는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돈(구스만의 재산)은 미국이 아닌 멕시코 정부 소유이며, 구스만은 자신의 돈이 멕시코 원주민 지역사회에 전달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구스만은 형이 확정된 이후 자신의 어머니와 여형제들과 '미국이 내 재산을 몰수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엘 차포'(구스만)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원주민 사회에 분배하는 것을 조건으로 자신의 재산이 멕시코로 반환되는 것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며 구스만의 자산을 넘겨받을 법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을 밝혔다.

구스만의 입장 표명은 앞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멕시코 정부가 구스만의 재산을 압류할 것"이라고 밝힌 지 두 달 반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암로 대통령은 '로빈 후드' 재단을 만들어 범죄자의 재산을 몰수해 가난한 원주민을 위해 쓰겠다고 공언한 후 이를 시행 중이다.

구스만의 발표에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의 생각이 마음에 든다. 내겐 좋아 보인다.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미국에서 압수된 멕시코 범죄인들의 재산을 멕시코로 환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사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멕시코 마약 범죄자들이 미국에서 이익을 취한다고 비난해 온데다, 미국 법원이 추징한 돈을 멕시코에 쉽게 넘겨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마약 밀매를 빌미로 남부 국경 폐쇄와 멕시코 전 제품에 관세 부과를 위협한 트럼프 대통령이 눈살을 찌푸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스만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보안 수준이 높은 콜로라도주 피렌체 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극강의 수용시설이라는 뜻의 슈퍼맥스(ADX·Administrative Maximum facilities)라 불리는 이 교도소에서 지금까지 탈옥에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