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원폭 실험장 방사성 물질, 태평양으로 흘러든다
유엔 사무총장 "마셜제도 핵폐기물 돔서 방사능 유출 우려"
美, 마셜제도서 67차례 핵실험…주민 수천명 방사능 노출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946~1958년 원자폭탄 실험의 핵폐기물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남태평양 피지를 방문한 구테흐스 총장은 16일(현지시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마셜제도 에네웨타크 환초의 대형 돔을 일종의 '관'(coffin)에 비유하고, '냉전시대 태평양 핵실험의 유산'(a legacy of Cold War-era nuclear tests in the Pacific)이라고 평가했다.
마셜제도는 20세기 중반 미국이 67차례 원폭 실험을 했던 곳이었다. 당시 실험했던 폭탄으로는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 100배 규모의 1954년형 '브라보' 수소폭탄도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태평양은 과거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희생당했다"면서 "힐다 하이네 마셜제도 대통령도 일종의 관 속에 들어 있는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위험이 있어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핵실험으로 마셜제도 전역의 토양이 오염됐고, 섬 주민들은 강제 이주를 당해야 했다. 그리고 다시 정착하기 전까지 수천명의 주민들이 방사능 오염에 노출됐다.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부 지역의 물이 오염돼 있다고 구테흐스 총장은 전했다.
방사능에 노출된 토양과 화산재는 현재 18인치(45.72cm) 두께의 콘크리트 돔으로 덮여 있다. 1970년대 말 미국 정부가 마셜제도 루닛섬에 건설한 이 구조물을 섬 주민들은 '무덤'(The Tomb)이라 부른다.
하지만 단단해 보였던 콘크리트도 수십년간 공기에 노출되면서 균열이 발생했고,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인해 향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테헤스 총장은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태평양 핵 역사를 잊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angela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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