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 뽑기 '쉽잖네'

에이어스 카드 불발…다른 후보군도 '미지근'
정치적 불확실성 커…이방카 부부 간섭도 요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켈리 현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력시됐던 닉 에이어스(36)가 비서실장 수행기간 등에 대한 이견으로 실장직 제의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비서실장 후보군 물망에 오른 다른 인물들도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다.

10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어스의 비서실장직 고사 이후 현재 최소 4명의 후보군 명단을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엔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과 마크 메도스 공화당 하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라이트하이저의 경우 중국 등과의 무역 협상을 책임질 수 있고, 메도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정치 전략가"라며 이들이 차기 비서실장 후보로 거명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 외에도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 그리고 지난 2016년 대통령선거 당시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 부본부장을 맡았던 데이비드 보시 등이 비서실장 후보군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현직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므누신 장관과 멀베이니 국장은 주변에 '현직에 만족한다'거나 '비서실장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메도스 의원 정도만 "비서실장으로 봉사한다면 대단한 영광일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서실장직에 욕심을 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및 트럼프 캠프와의 내통 의혹, 이른바 '러시아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차기 하원(내년 1월 임기 시작)을 장악함에 따라 향후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역대 미 대통령 비서실장을 다룬 책 '게이트키퍼'의 공동 저자 데이비드 코언 애크런대 교수도 "현재 백악관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언제든 법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누가 대통령 비서실장이 되든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으로부터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번 인선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한다. 그간 켈리 실장과 번번이 충돌해왔던 이방카 부부는 차기 비서실장으로 에이어스를 적극 추천했었다고 한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 인선에 어려움을 겪는 건 정치적으로 점차 고립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자신과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을 새 비서실장으로 데려오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과연 누가 차기 실장으로 낙점될지에 미 언론과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ys4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