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20초 침묵'의 힘…反총기집회 사로잡은 순간들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집회 7개 하이라이트
마틴루서킹 손녀 "총없는 세상이란 꿈 있습니다"
- 정이나 기자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열린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집회를 통해 총기규제를 반드시 강화하겠다는 미국 사회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났다.
미국 각 지역의 학생들은 총기규제를 강화해 달라고 의회를 향해 촉구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 DC와 보스턴, 마이애미, 버몬트 등 미국 800여개 주와 도시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는 80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다음은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에서 있었던 주요 순간 7가지를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간추린 것.
◇엠마 곤잘레스의 '침묵'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에서 살아남은 사람 중 한 명인 엠마 곤잘레스. 곤잘레스는 워싱턴에서 열린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집회에 참석했다.
연단에 오른 곤잘레스는 당시 사건으로 희생된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른 뒤 잠시 연설을 멈추고 침묵했다. 몇 분 뒤 다시 입을 연 곤잘레스는 "내가 이 곳에 올라온 지 6분20초가 지났다"고 침묵을 깼다.
"6분을 겨우 넘긴 시간에 우리 친구 17명이 사라졌고 15명은 다쳤다. 그리고 더글러스 고교 모든 사람(의 삶)이 변했다"며 "타인의 일로 넘기기 전에 당신 자신의 삶을 위해 싸우라"고 말한 곤잘레스의 연설은 청중에 깊은 감동을 안겼다.
◇‘총기개혁' 외친 11살 소녀
버지니아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11세 소녀 나오미 와들러도 워싱턴 집회에서 총기정책을 이해하고 목소리를 내기에 자신이 아직 어리다는 일부 비판 여론에 반박하는 취지의 연설을 펼쳤다.
와들러는 "나와 내 친구들이 아직 11살밖에 되지 않았고, 여전히 초등학생일지 몰라도 우린 안다. 모든 이의 삶이 동일하진 않다는 것,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우리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흑인 등 총기에 희생된 소수집단 여성들을 기리며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피살된 이 나라 유색인종 여성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아직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함께 해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연설을 이어갔다.
◇생존학생 연설 중 무대서 구토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사건 때 부상을 입은 또다른 학생 샘 푸엔테스는 연설 도중 구토를 했다.
"여러분이 교실 안에서 총에 맞게 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도록, 나를 위해서가 아닌 여러분을 위해 여기에 섰다"고 말한 푸엔테스는 "방금 전 세계 TV에서 토했는데 기분이 좋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나에게는 총없는 세상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9살배기 손녀도 연단에 올랐다.
욜란다 르네 킹은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에 빗대 "나의 할아버지에겐 자신의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닌 기질로 평가되길 원한다는 꿈이 있었다"며 "그리고 나에게는 '더 이상은 안 되겠으니 총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플래카드에 드러난 시민들의 분노
이날 미국 전역에 모여든 시위대는 잇단 총기폭력 실태에 분노와 좌절을 드러내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미국총기협회(NRA)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문구가 가장 많이 눈에 띄었고 "우리 아이들은 죽고 있는데 트럼프는 골프나 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집회가 열린 24일 플로리다에 있는 개인별장 마라라고에서 주말을 보냈다.
◇휠체어 타고 참석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생존자
지난달 총격에서 아직 완쾌하지 못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 2명도 워싱턴 집회에 참석했다.
카일 레이먼과 애슐리 바에즈는 각각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등장했다.
바에즈는 마이애미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오기가 정말 두려웠다"며 "너무 큰 집회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계 인사들도 '한 마음 한 뜻'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조지 클루니, 아리아나 그란데, 마일리 사이러스 등 유명 연예인들도 힘을 보탰다.
뉴욕 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매카트니는 비틀스 멤버였던 존 레논도 총기 폭력으로 피살됐다고 언급했고 사이러스, 그란데 등은 추모공연을 펼쳤다.
지지 물결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이어졌다.
언젠가 공직 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했던 배우 드웨인 존슨은 트위터를 통해 "열린 대화와 행동을 언제나 지지하겠다.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에 관한 한 책임은 어른인 우리와 의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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