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케빈 스페이시 커밍아웃이 분노 산 이유는?
31년前 '미성년자 성추행' 드러나자 커밍아웃
"미성년자 성추행, 동성애와 무관" 비판 여론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31년 전 성추행 사실이 밝혀진 미국의 유명 배우 케빈 스페이시(58)가 여론의 분노에 직면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스페이시는 성추행 사실뿐 아니라 자신의 성 정체성을 오히려 '논란 진화'에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페이시의 성추행 사실은 지난 28일 피해자이자 유명 배우인 앤서니 랩(46)의 '버즈피드' 인터뷰에서 밝혀졌다. 랩은 14세이던 1986년 당시 26세이던 스페이시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스페이시는 넷플릭스의 드라마 시리즈 '하우스 오브 카드'의 주연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과거 오스카 상을 두 번 수상한 배우다.
스페이시는 논란이 일자 트위터를 통해 "나는 술에 취한, 심히 부적절한 행동으로 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빚졌다"고 사과했다. 이어 자신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과도 연인관계를 맺었다며 동성애자의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이시의 갑작스러운 '커밍아웃'은 오히려 큰 분노로 이어졌다. 동성애자임을 밝혀 여론의 시선을 돌리려 했으며, 미성년자에 대한 성추행의 책임을 성 정체성에 미뤘다는 이유에서다.
연예 매체 '배니티페어'의 영화 평론가인 리처드 로슨은 "동성애자임을 밝힌다는 사실은 열네살짜리를 잡아먹으려 한 사실과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역겹다"고 일갈했다.
배우이자 개그맨인 빌리 아이크너는 트위터에서 "케빈 스페이시는 과거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발명했다"고 조롱했다. 배우인 에이미 카레로는 "미성년자에 대한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은 동성애와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성소수자 단체 GLAAD의 대표인 새라 케이트 엘리스는 "성정체성을 고백하는 이야기들은 성폭행 의혹으로부터 눈을 돌리는 데 이용돼선 안 된다"며 "이는 케빈 스페이시의 커밍아웃 이야기가 아닌, 앤서니 랩과 원치 않는 성행위에 반대해 용기있게 목소리를 낸 모든 이들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를 제작하던 넷플릭스는 다음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제작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와 '하우스 오브 카드' 제작사는 공동 성명을 통해 스페이시와 관련한 의혹으로 "심히 문제를 겪고 있다"며 "시즌6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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