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종차별 상징' 남부연합 동상 철거 가속
남북전쟁 때 노예제 지지한 '남부연합' 인종차별 상징돼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미국 전역에서 백인우월주의 상징물로 인식되는 남부연합(Confederate) 관련 동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남부연합 관련 조형물은 남북전쟁의 원인 중 하나인 노예제와 당시 이를 지지했던 남부연합의 성향이 맞물리며 결국 백인우월주의와 불평등의 상징으로 변질된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CBS에 따르면 시민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전날 오후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더럼 카운티 법원 앞에 세워진 남부연합 군인 동상을 철거했다.
해당 동상은 1924년 세워졌으며 기념비 앞면에 '미국 남부동맹'이라는 글자가 새겨져있다. 길게 솟은 기념비 위에는 남북전쟁 참여한 군인들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위치하고 있다.
법원 앞에 모인 사람들은 동상에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 밧줄을 감았고, 이를 잡아당겨 결국 동상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동상이 철거되자 사람들은 환호했고 몇몇은 땅에 떨어진 동상을 발로 걷어차고 침을 뱉는 등 적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철거를 주도한 시민 론 트란은 "남부연합 동상은 미국 전역에 걸쳐 세워져 있다"며 "이는 제거돼야한다. 남부연합 동상을 볼 때마다 분노가 치솟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노예제도를 지키기 위해 싸운 전쟁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며 남부연합 동상 철거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보였다.
이어 쿠퍼 주지사는 지방정부가 기념물을 철거하거나 재배치하는 것을 막는 2015년 법안을 수정할 수 있도록 의회에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서는 '올드 조'라고 불리는 남부연합 동상이 시당국에 의해 철거됐다.
뉴올리언스, 볼티모어 등지에서도 남북전쟁 당시 버지니아주 군을 지휘한 인물이자 '남부연합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로버트 E. 리 장군의 이미 철거된 데 이어 샬러츠빌 시위를 계기로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메릴랜드, 텍사스주 등지에서도 남부연합 상징물 철거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캔터키주 렉싱턴시에서도 남부상징물의 철거를 앞당기기로 했다.
철거 움직임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높다.
토마스 V. 스트레인 주니어 '남부연합 참전용사의 아들들' 대표는 "이 동상은 100년도 전에 세워진 것들이며 미국의 영광스러운 역사를 상징한다"며 동상의 역사적 가치를 들어 철거에 반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도 노예 소유주였다"면서 "조지 워싱턴의 동상도 철거할 것이냐. 토머스 제퍼슨도 노예를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의 동상도 철거하겠냐"고 일갈했다.
이어 "그건 역사를 바꾸고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며 "이번 주엔 로버트 E. 리와 스톤월 잭슨 장군이고 다음은 조지 워싱턴(의 동상)이냐. 어느 시점에 멈출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벌어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네오나치 시위는 남북전쟁 당시 버지니아주 군을 지휘한 인물이자 '남부연합의 영웅'이라 불리는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한 샬러츠빌 시의회의 결정에 쿠클럭스클랜(KKK) 등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집단 반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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