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리협약 탈퇴하면 기후정책 지휘봉 중국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 협약 탈퇴 Q&A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기후 변화를 '중국의 날조극'이라 외쳐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4시 2015년 체결된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 여부를 공식화한다.

전 세계 정상들과 수백곳에 달하는 기업들이 파리 협약에 남아야 한다고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파리 협약 탈퇴 이후 심각한 외교적 영향이 뒤따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조언하는 등 미 행정부 내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이 탈퇴한다고 해서 파리 협약이 완전히 무산되진 않겠지만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노력이 심각하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온다.

다음은 뉴욕타임스(NYT)가 파리 협약의 작동 방식과 미국의 탈퇴에 따른 결과 등을 정리한 것.

◇파리 기후변화 협약 내용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비준한 모든 국가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방안을 담은 각각의 계획을 제출하고 주기적으로 만나 진전 상황을 검토하기로 동의했다.

교토 의정서와 달리 파리 협약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가입국들은 각각의 국내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상황이 변화하면 내용을 변경할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감소 목표치를 이루지 못한다고 해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는 것 또한 아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26~28%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2020년까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녹색기후기금(GCF)에 최대 30억달러(약 3조3600억원)의 분담금을 부담하기로 동의했다. 현재까지 미국은 GCF에 10억달러를 지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미국은 어떻게 탈퇴할 수 있나?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는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탈퇴한다 해서 그에 대한 법적 처벌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 이행 절차에 돌입하면 완전 탈퇴까지는 3~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열리는 기후 관련 논의나 다자회담에서는 즉각적으로 빠질 수 있으며 트럼프 퇴진 이후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원한다면 재가입도 가능하다.

단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 협약의 기초가 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탈퇴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UNFCCC 탈퇴는 유엔이 후원하는 모든 형태의 기후 관련 논의에서 배제된다는 이야기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UNFCCC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만약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하면 UNFCCC 가입국 중 시리아, 니카라과에 이어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세 번째 국가가 된다.

유럽, 중국을 비롯 국제사회로부터 외교적인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 기후변화 정책에는 어떤 의미일까?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탈퇴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 행정부는 탄소배출 규제안인 클린파워플랜(Clean Power Plan·청정전력계획)을 비롯해 오바마 전 정부의 국내 기후정책 지우기를 계속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탈퇴를 한다고 해서 미국내 각 주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정책이 중단되는 것 또한 아니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는 발전소나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계속해나가기로 약속했고 민영 기업들 또한 청정에너지 활용 방안 등을 적극 추진중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폭은 확실히 준다.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정책으로 인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 수준보다 15~19% 감소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국가들의 반응은?

유럽, 중국, 인도 등은 미국 없이도 파리 협약을 이어가기로 약속했지만 세계 2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이 탈퇴함으로써 다른 회원국들 또한 각각 세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목표치를 완화해도 괜찮다는 인상을 심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로 미국이 협약에서 빠진만큼 나머지 국가들이 청정 에너지 정책을 적극 추구하기 위해 지금보다 노력을 배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미국의 파리 협약 탈퇴에 따라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1위인 중국이 앞으로 열릴 기후 관련 논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데이비드 빅터 국제관계학 교수는 "파리 협약 가입국들은 아직까지도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단계"라며 "만약 현 정권이 4년동안만 이어진다고 본다면 다른 국가들 역시 계속해서 기후 변화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아직은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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