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개구리' 페페는 왜 죽었나

작가 매트 퓨리, 6일 페페 죽음 그려
美 '대안우파' 상징…'혐오 상징' 지정되기도

'슬픈 개구리'로 잘 알려진 개구리 페페(Pepe the Frog). (사진=유튜브) ⓒ News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슬픈 개구리'로 잘 알려진 개구리 캐릭터 '페페'(Pepe the Frog)가 끝내 죽음을 맞았다.

2005년 만화 '보이스 클럽'(Boy's Club)에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지 12년 만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죽음의 이유는 다름 아닌 '극우 세력'이다. 페페는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해 대안 우파인 '알트 라이트'(Alr-right)의 상징으로 사용돼 왔고, 작가인 매트 퓨리는 이를 참을 수 없었던 것.

소셜 미디어에는 붉게 충혈된 눈과 나치 완장을 찬 페페의 합성 이미지,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머리 모양을 한 페페의 이미지가 공유됐다. 이렇게 페페는 백인 우월주의 또는 반(反)유대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9월에는 트럼프의 경쟁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페페를 '인종주의적 혐오 상징'으로 언급했다. 미국 최대의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은 페페를 공식 혐오 상징으로 지정했다.

퓨리는 '페페 구하기'(Save Pepe)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페페가 "나는 페페를 책임 져야 한다. 그는 내게 자식이나 다름없다"며 페페를 극우의 상징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퓨리는 결국 지난 6일 미국 만화의 날인 '프리 코믹북 데이'를 맞아 페페의 죽음을 그렸다. 페페는 관 속에 눈을 감고 누워있고, 보이스 클럽 등장인물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한다.

만화 전문 매체인 코믹북리소스(CBR)의 숀 매닝은 "페페의 공식적 죽음이 극단주의자들의 캐릭터 사용을 멈출 순 없겠지만, 이는 퓨리로선 캐릭터를 되찾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페페의 영혼이 그의 창조자에게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페페 구하기'(Save Pepe) 캠페인을 펼친 작가 매트 퓨리. (사진=유튜브)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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