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내 '목 매단 바나나'…'흑인 증오범죄' 수사
아메리카대학 최초 흑인 총학생회장 취임 첫날
'고릴라 미끼' 등 비하성 문구…FBI도 수사 조력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미국 워싱턴 D.C. 소재 아메리카 대학에서 '바나나'를 이용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가을 미국 대학에서 바나나를 이용한 흑인 비하 논란이 일어난 지 약 7개월 만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아메리카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검은 줄에 매달린 바나나가 다수 발견됐다. 이 날은 이 대학 최초로 흑인 여성이 총학생회장에 선출된 날이기도 하다.
바나나에는 '하람베 미끼' 등 인종 차별을 암시하는 문구가 쓰였다. 하람베는 지난해 5월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사살된 고릴라 이름이다. 고릴라는 미국에서 흑인 비하에 주로 사용돼 왔다. 또 총학생회장 당선자 테일러 덤슨이 소속된 유명 흑인 여학생회 '알파 카파 알파(AKA)'도 문구에 포함됐다.
최초 신고자인 퀸 던레아(20)는 바나나가 새로 취임한 총학생회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던레아는 "이 날은 총학생회장의 취임 첫날"이라며 "(바나나의) 의미는 매우 분명했다"고 말했다.
닐 커윈 아메리카 대학 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를 "잔인한 인종 차별적 편견 행위"라고 비판했다. 커윈 총장은 "이번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마음이 상한 모든 이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덤슨 총학생회장은 역시 "미래에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감시 카메라에 찍힌 유력 용의자의 영상을 공개했으며, 경찰은 이를 '증오 범죄'(hate crime)로 규정하고 용의자 신원 제보에 1000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날 학교에서는 학생 수 백명이 규탄 집회를 열고 교무과장실을 향해 행진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미네소타 세인트 올라프 대학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캠퍼스 내에서 인종 차별적 문구가 적힌 메모지가 발견돼 학생 100여명이 반대 집회를 열었다.
미 교육부 산하 시민권사무소에 따르면 미국 내 고등학교·대학교에서 발생하는 인종 차별 행위는 2009년 96건에서 지난해 198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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