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정책 없는 트럼프 정부…표류하는 NASA
트럼프, 과학담당 참모·나사 국장 임명도 안해
민간 우주개발사에 밀리는 신세
- 김윤정 기자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먼 세상에 미국인의 발자취를 남기는 것은 그리 큰 꿈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의회 연설에서 우주 정책과 관련해 이렇게 모호한 한 마디를 남겼다. 구체성 없는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 정책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정부 들어 미항공우주국(NASA)이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나사는 최근 차세대 우주발사체인 '스페이스 런치 시스템'(Space Launch System)을 개발 중이다. 나사에서 '거물'로 불리는 이 로켓은 유인우주선 오리온호를 실어나르는 운반선으로 100억달러(약 11조원)가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2011년 야심차게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트럼프의 당선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우주 정책과 관련해 분명한 어젠다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 지금까지 나사를 이끌 신임 국장도, 과학분야 참모진도 지명하지 않았다. 민간 및 군사용 우주개발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국가우주위원회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사는 1960년대 국가주도의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러시아와 경쟁을 벌이며 우주개발을 선도했다. 48년 전 아폴로 11호를 발사해 달에 처음으로 성조기를 꽂았고 화성 탐사도 앞장서 진행했다.
그러나 지금은 민간 우주개발업체에 밀리는 신세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 X는 우주 관광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우주 화물업에 뛰어들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민간업체의 경쟁을 통한 우주 개발을 지지하는 입장이라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 주도의 우주개발이 얼마나 힘을 받을지도 미지수다.
WP는 나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민간 업체와 협력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뚜렷한 목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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