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슬람 테러'란 말을 안 쓰는 이유는…"

CNN 주최 '타운 홀 미팅' 참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포트리에서 군관계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출처=cnn]ⓒ News1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왜 '이슬람 테러리즘'이란 말을 쓰지 않나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포트리 군 기지에서 미군과 참전용사, 전사자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 홀 미팅을 했다.

CNN이 주최한 이날 타운 홀 미팅에서 침착한 태도로 군 관계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오바마 대통령은 일상복 차림의 한 여성이 던진 질문에 다소 긴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티나 후친스란 이름의 이 여성은 "내 아들은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고 소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왜 '이슬람 테러리즘'이란 말을 쓰지 않냐"고 물었다.

후친스의 아들은 지난 2007년 군 복무 중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테러로 19세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친스의 아들이 희생된 데 대해 애도의 뜻을 전한 뒤 "테러리스트들은 어린이와 무슬림을 죽이고 성노예를 만든다"며 "그것을 정당화할만한 종교적 합리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난 이 문제를 표현할 때 이런 살인자들과 전 세계 수십억의 무슬림을 한 데 섞지 않기 위해 신중을 가했다"면서 "(대다수 무슬림은) 평화롭고 책임감이 있다. 우리나라(미국)에선 경찰과 군, 소방관, 경찰, 교사들 동료이자 이웃, 그리고 친구"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어떤 단체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면서 스스로를 '우린 기독교의 선봉에 섰다'고 표현한다면 기독교인으로서 내 종교를 그렇게 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종교의 이름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이들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종교를 믿는 모든 사람을 테러범들과 동일시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서 자신을 현역 해군이라고 밝힌 한 여군은 여군에게도 전투 병과를 맡도록 한 정부 결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여성이 부상에 훨씬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정부가 이 같은 문제를 도외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여군에 전투 병과를 개방한 건 정치적 올바름을 위한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기회를 빼앗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타운 홀 미팅이 진행된 이날 미군은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근거지 모술을 탈환하려는 이라크군을 지원하기 위해 600명을 추가 파병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의 수는 5000명이 넘게 됐다.

현직 군인, 참전용사, 전사자 가족 등이 28일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버지니아주 포트리 육군기지에 자리했다. [출처=cnn]ⓒ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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