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알바 천국'은 시애틀?…시간당 15달러 '세계 최고'

현 1위 룩셈부르크보다 1700원 많아
스위스는 25달러 인상 이달말 국민투표 실시
임금인상 -일자리 줄어드나 '검증장'

1일(현지시간) 노동절을 맞아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시민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이 최저임금을 시간당 9.32달러에서 15달러(약 1만5465원)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최고수준인 룩셈부르크의 시간당 13.35달러(약 1만3777원)보다 약 1700원 가량 높은 수치이다.

에드워드 머레이 시애틀 시장은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시 노사정 특별위원회 논의의 따른 후속조치로 이 같은 내용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은 인상안이 시의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인상안이 시행되면 시 전체인구 60만명의 6분의 1에 달하는 10만명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인상안이 확정되더라도 최저임금 상승은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2017년까지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사업장에 시행하고 2021년까지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동등한 수준의 편익을 제공해야 한다.

모든 사업장의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되고 나면 이후에는 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라 변동될 예정이다.

경제규모가 미국 도시 중 22번째에 불과한 시애틀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올 가을에 있을 중간선거와 관련해 여야가 최저임금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공화당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마련한 시간당 최저임금을 7.25달러(약 7475원)에서 10.10달러(약 1만413원)로 올리는 법안을 무산시켰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기업의 부담이 늘어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는 단순노동직과 같은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빈곤층이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양날의 칼'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명확한 해법을 내놓기 어려운 난제로 여겨진다.

대다수의 미국인 노동자들은 수입이 지출보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려는 시애틀의 움직임은 미국 경제에서의 하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애틀 교외 시택에 위치한 국제공항과 인근 호텔 등 기업들은 앞선 지난해 말부터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렸다.

임금 인상이 이뤄진지 아직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한 해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반면 소비자들에 대한 요금 인상도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위스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25달러(약 2만5775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의 채택 여부를 이달 말 국민투표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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