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SA, 佛서 무차별 도청 의혹에 양국 긴장 고조(종합)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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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프랑스에 대한 무차별 도청 의혹을 둘러싸고 오랜 동맹을 자랑해 온 양국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1일(현지시간) NSA가 프랑스 내 전화통화 수천만 건을 감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보도가 나간 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자국민에 대한 미국의 감청활동을 강력 규탄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올랑드 대통령이 "이들 행위는 프랑스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으로 동맹국 간에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깊은 반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르몽드의 폭로내용과 관련해 "사실관계와 감시활동의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협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두 정상은 또 정보기관의 감시작전이 '양자체계' 안에서 공조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날 성명에서 양국 정상이 르몽드 보도 내용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일부 내용은 우리의 활동을 왜곡하고 있고, 일부는 우리의 우방과 동맹들이 어떻게 이런 기능이 쓰이게 된 건지 정당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정보수집 방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를 통해 시민과 동맹국들이 제기하는 타당한 안보우려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사생활침해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몽드는 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전직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문건을 인용해 NSA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사이 프랑스 내 전화통화 7030만 건을 도청했다고 폭로했다.

NSA는 프랑스 내 정재계 주요 인사들의 통화를 포함해 특정 전화번호의 연락내용을 자동수집하고 암호명 'US-985D'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자메시지를 저장했다고 르몽드는 주장했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는 자국 주재 미국 대사인 찰스 리브킨을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NSA는 이번 사태 전에도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전 대통령의 이메일계정에 침투하는 등 외국인에 대해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활동을 벌인 정황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ezyeah@news1.kr